[이데일리 김현아 김유성 기자] 대내외 경제 여건은 어느 때보다 심각하지만 불황을 잊은 기업들이 있다. 네이버, 페이스북 같은 모바일 중심 기업들은 일반 제조사들에 비해 신흥국 경제 혼란등 대외 경제여건 변화로 받는 영향이 적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업황은 원자재 가격과 연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나 페이스북, 넷플릭스 실적을 보면,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완 관계없이 파이를 늘려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광고를 포함한 모바일 매출이 급격하게 성장한 덕분이다.
네이버 매출 3조 돌파, 모바일 해외진출 덕분에 가능
네이버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기준 매출 3조원을 돌파했는데, 이 중 1조 이상이 해외 매출이다. 2015년 연간 기준 매출 3조2512억 원 중 1조836억 원을 해외에서 벌었다. 여기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기여했다. 라인의 월 활동 사용자(MAU) 수는 2015년 4분기 기준 2억1500만명으로 13.3% 늘었고, 일본·대만·태국·인도네시아 사용자 비중이 67.3%나 된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순전히 모바일의 역동성 덕분이다. PC 시대에는 해외 진출을 하려면 해외에 지사를 두고 현지 파트너를 물색해야 했지만, 모바일에선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 스토어에 상품을 올릴 때 클릭 몇 번으로 진출을 원하는 국가를 체크하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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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은 2011년 6월 라인주식회사(당시 네이버재팬)가 출시했다. 당시 네이버는 네이버 ID를 기반으로한 ’네이버톡‘을 출시했지만 카카오톡에 밀려 부진을 면치 못하던 시기였다. 라인은 아기자기한 스티커로 일본 유저들의 주목을 받았다. 덕분에 라인은 일본 국민 모바일 메신저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현재 라인의 월간 실제 사용자(MAU)는 2억1500만에 달한다. 국내 시장에 국한된 카카오톡과 비교해 4배 규모다.
글로벌 최대 SNS 업체인 페이스북의 지난해 4분기 모바일 광고 매출은 45억 달러(5조 4378억 원)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이는 페이스북 전체 광고 매출의 80% 수준이다.
같은 시기 네이버의 모바일 광고 매출은 6469억 원으로 역시 전년 대비 19.7%나 증가했다. 이는 전체 광고 매출의 45% 수준이다.
광고 시장의 불황 속에서도 모바일 매출이 급증하는 이유는 스마트폰이 생활의 필수품이 되면서 PC보다 모바일 이용 고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2015년 12월 현재 페이스북의 일 활동 사용자(DAU)는 10억4000만명인데, 이 중 90%(9억3400만명)는 모바일로 매일 페이스북에 접속하고 있다.
황인준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네이버 본사 광고 매출이 전적으로 모바일 광고 성장에 힘입어 늘었다”고 말했다.
게임 업종에서도 모바일을 빼면 성장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2000년대 온라인 게임 전성기 시절 중소 웹보드 게임사였던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넷마블은 모바일 게임에 힘입어 매 분기 100%(전년동기 대비) 가까운 매출 성장을 달렸다.
유통시장도 변화…모바일 쇼핑 시간 늘어
작년 기준 쇼핑 앱 순위에서 소셜커머스 3사가 전년에 이어 TOP 3를 유지한 가운데 △홈앤쇼핑 △현대Hmall △롯데홈쇼핑이 15위 안으로 새롭게 진입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유통 공룡 신세계가 올해 SSG닷컴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김포에 온라인 전용센터를 추가로 오픈하려는 것도 이같은 산업 생태계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