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주거지에서 신흥부촌으로..고덕지구 재건축 마침표

2009년 시작해 10년만에 마무리
8개 단지 2만가구 새 아파트 탄생
9호선 연장 등 교통인프라도 개선
집값 급등에 강남4구 입지 굳힐 듯
  • 등록 2018-06-14 오전 5:30:00

    수정 2018-06-14 오전 5:30:00

그래픽=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박민 기자] ‘서민 주거지에서 신흥 부촌으로.’

서울 강동구 고덕지구 내 재건축 사업이 마침내 결실을 맺는다. 고덕지구 마지막 저층 단지 재건축 주자인 ‘고덕 자이’(고덕주공6단지)가 이달 중순 일반분양에 나서면서 일대 재건축 프로젝트 작업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재건축 사업이 마무리되면 고덕지구는 총 2만여 가구의 서울 속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한다. 전문가들은 5층 이하 서민 아파트촌이 최대 35층 높이의 새 옷으로 갈아입으면서 신흥 부촌이라는 타이틀도 거머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강남 반포지구와 개포지구에 이어 강동 고덕지구도 대규모 재건축 사업을 마무리하면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로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굳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만여가구 재건축 마침표…9호선 4단계 연장 호재까지 ‘겹경사’

과거 1970~1980년대 폭증하던 서울의 주택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조성했던 고덕지구에는 고덕주공1~7단지와 고덕시영아파트 등 8개 단지 1만여 가구가 들어섰다. 이들 단지는 2000년대 들어 재건축 논의가 가시화되고, 지난 2008년 서울시가 ‘고덕택지지구 재건축 정비계획 가이드라인’을 확정하면서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2009년 가장 먼저 분양 스타트를 끊은 ‘고덕 아이파크’(옛 고덕주공1단지)를 시작으로 10년의 세월 끝에 마지막 주자인 고덕 자이까지 오는 15일 본격 분양에 나서며 재건축 사업의 마침표를 찍게 된 것이다.

고덕지구는 재건축을 통해 총 1만 9226가구의 새 아파트촌으로 재탄생한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서울에서 이 정도 규모에 달하는 신흥 주거지를 조성하기란 어렵다“며 ”강남권 택지개발지구의 재탄생이라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고덕 자이는 상일동 일대에 지상 최고 29층, 19개 동에 총 1824가구로 지어진다. 이 중 864가구(전용면적 48㎡~118㎡)가 일반에 분양된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2400만원대다. 전용 84㎡형 분양가가 7억원 중반에서 8억원 초중반으로 주변 시세보다 3억원 가까이 저렴하다. 상일동 D공인 관계자는 “작년 3월에 입주한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옛 고덕시영아파트)나 현재 공사 중인 ‘고덕 그라시움’(옛 고덕주공2단지) 분양권(전용 84㎡) 시세가 10억~11억원대로 형성돼 있고, 로얄층은 12억원을 호가한다”며 “이와 단순 비교하면 3억~4억원 가량 싸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말 고덕지구를 횡단하는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구간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일대 집값은 요즘 상승세를 타고 있다. 9호선 4단계는 오는 10월 말 개통을 앞둔 3단계 연장선 중앙보훈병원역에서 샘터공원에 이르는 3.8㎞ 구간으로, 개통 시 강동구에서 강남권 진입이 30분 내에 가능해진다.

이 같은 호재로 강동구 아파트값은 강남4구 중에서 유일하게 지난 주(4일 기준) 0.09% 올랐다.(한국감정원 조사) 고덕동 S공인 관계자는 “9호선 개통 호재에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수천만원씩 매도 희망가를 올려 부른다”며 “고덕 그라시움 전용 84㎡ 분양권은 일주일 새 2000만~3000만원 올랐다”고 말했다.

여기에 강동구에서 경기도 하남까지 잇는 지하철 5호선 연장 ‘하남선’ 구간도 내년 1단계 4.75㎞ 구간(상일동역-강일역-미사역)이 개통할 예정이다. 고덕지구를 관통하는 서울~세종고속도로도 2024년 개통(예정)하면 광역 교통망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고덕지구 동북쪽에 있는 강일지구에는 이케아 3호점을 비롯한 쇼핑·관광·호텔·레저 등의 시설이 들어서는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가 조성 중이다. 아울러 상주인원만 1만 6000여명에 달하는 엔지니어링복합단지 조성 사업도 추진 중이어서 향후 고덕지구 경제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그래픽= 이동훈 기자
대장주 세대교체…강남 중심축 ‘동쪽으로’

재건축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일대 아파트 시세를 이끄는 ‘대장주’ 지형도도 바뀌고 있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지난 2011년 입주한 ‘고덕 아이파크’(옛 고덕주공1단지·1142가구)가 대장주 역할을 했지만, 작년 3월 입주한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3658가구)에게 바통을 넘겼다.

현지에서는 4000가구 넘는 매머드급 대단지가 입주하면 또 다시 지각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9월 ‘고덕 그라시움’(4932가구)에 이어 2020년 2월에는 ‘고덕 아르테온’(옛 고덕주공3단지·4066가구)이 입주할 예정이다. 같은 고덕지구 내 명일우성·현대·한양·신동아아파트 등 이른바 ‘명일동 4인방’도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부분 초기 단계로 사업 완료까지 최소 10년 이상이 걸릴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신흥 주거지 조성으로 강남권 중심축도 동쪽으로 움직이는 ‘동진화(東進化)’ 현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곽창석 도시와 공간 대표는 “강남 반포가 서울 최고 부촌으로 자리잡은 데는 대규모 재건축 사업이 주효했다”며 “고덕지구를 비롯해 송파·강동구 일대에도 1만 가구 넘는 올림픽선수촌아파트와 둔촌주공 등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강남 주거 중심축이 동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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