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당한 유기견 도와주세요"…사비 털어 치료나선 예비부부

서울 둔촌동 인근서 뺑소니 당한 유기견 구조
500만원 상당 치료비 위해 모금 진행중
  • 등록 2018-10-19 오전 6:00:00

    수정 2018-10-19 오전 6:00:00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예비부부 장하지(34·왼쪽)씨와 우대건(33·오른쪽)씨.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버려진 유기견을 두고 볼 수 없었어요.”

서울 강동구에 사는 장하지(34)씨는 “동물 보호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 유기견의 아픔을 잘 안다”며 “가족에게 버려진 것도 모자라 큰 상처까지 입은 유기견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장씨는 지난 9월 강동구 인근 한 사찰에서 리트리버종(種) 유기견 한 마리가 홀로 돌아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장씨는 갈 곳 없이 떠도는 유기견을 걱정하던 차에 리트리버가 크게 다쳤다는 소식을 접했다.

추석 연휴를 맞아 사찰 근처에 있는 할머니 댁에 놀러 온 손자들이 유기견을 보고 집으로 데려온 것이 발단이었다. 손자들이 떠난 후 유기견을 키울 생각이 없던 할머니가 줄을 풀어놓은 탓에 지나가던 택시가 유기견을 치고 만 것이다. 당시 택시기사는 할머니에게 2만원을 건네주고 사라졌다고 한다.

어찌할 줄 모르던 할머니는 3일간 유기견을 묶어만 놓고 있다가 시청에 신고했다. 골절상을 입은 해당 유기견은 보호소로 옮겨졌다.

유기견을 보러 보호소를 찾은 장씨는 감기나 타박상 같은 가벼운 상처만 치료할 수 있고 골절과 같은 중상은 치료가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 더욱이 유기견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듣고 고민에 빠졌다.

결혼을 앞두고 있던 장씨는 예비남편 우대건(33)씨에게 이 사실을 전했고 유기견을 입양하기로 했다. 장씨는 “이미 신혼집에는 소형견과 고양이를 기르고 있어서 입양을 고민했다”면서도 “시어머니께서 사정을 듣고 본가에서 키우자고 말씀해주셨다”고 말했다.

장씨는 입양 결정 직후 유기견에게 ‘베토벤’이라는 이름 붙여주고 황급히 병원을 수소문했다. 그러나 대형견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는 일은 녹록지 않았다.

장씨는 “일반 동물병원에 문의했더니 대형견 수술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반려견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는 등 수소문 끝에 서울 강동구의 한 동물병원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병원을 찾은 장씨는 수의사의 말에 또한번 놀랐다. 베토벤 검진 결과 골절도 문제지만 현재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상태여서 목숨을 잃을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비용 문제도 만만치 않았다. 사상충 치료비 200만원에 골절치료까지 더하면 치료비가 수백만원이 넘게 들었다. 장씨는 “다행히도 수의사 선생님께서 급한 치료를 한 상황이다”며 “가지고 있는 사비를 모아 사상충 치료비만 먼저 내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골절 치료금액에 대한 모금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결혼준비로 눈코 뜰 새 없는 장씨와 우씨지만 베토벤을 새 가족으로 맞았다는 사실에는 조금도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새롭게 가정을 꾸리는 우리에게 ‘베토벤’은 운명처럼 새로운 가족입니다. 최선을 다해 우리 가족이 나을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뺑소니 사고를 당해 치료를 받고 있는 유기견 ‘베토벤’(사진=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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