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①이경일 대표 "AI 시대는 사람과 기계가 함께 똑똑해지는 세상"

국내 AI 스타트업 선두주자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
23세에 첫 벤처 창업한 이후 27년간 AI업계 투신
“AI로 '지능증강시대' 도래…최종목표는 개인화된 인공지능”
  • 등록 2020-04-13 오전 5:00:00

    수정 2020-04-13 오전 5:00:00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인공지능(AI)은 대표적인 미래기술이자 일상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첨단 기술 중 하나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인간의 지능을 가진 로봇 정도의 ‘이미지’로 생각되던 AI는 현재 우리 일상에서 음악을 골라주고 사진을 잘 찍어주며 세탁을 깨끗하게 해주는 등 범용적으로 쓰이고 있다.

AI가 컴퓨터나 스마트폰 만큼이나 자주 언급되고 친숙하게 느껴질수록 사람들의 마음에는 불안감도 같이 자란다. 바둑 두는 슈퍼 컴퓨터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겼던 것처럼 언젠가 인간을 능가하는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뺏고 심지어 인간을 지배할지도 모른다는 ‘디스토피아(dystopia)’적 상상이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AI, AI와 AI가 지식으로 소통하며 함께 일하는 세상을 꿈꾼다. (사진= 장영은 기자)


국내 AI 업계의 선두주자이자 인간과 기계의 소통에 남다른 관심이 갖고 있는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는 “AI에는 두 가지 방향성이 있다”며, 과도한 우려를 일단 접어둘 것을 권했다.

첫 번째 방향성은 자율주행 기술의 발달과 같이 AI가 사람의 지적 업무나 육체적인 노동을 대신하는 형태다. 이 경우는 기존의 일자리가 없어지거나 변화되는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버스 안내원이 사라진 것처럼 이는 AI 이전에도 인류의 역사와 기술의 발달 속에 반복돼 온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두 번째 방향성에 더 주목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적 능력과 생산성을 더 높여주는 지적 증강의 시대를 열 것이라는 그림이다. 영어로는 똑같이 AI(Augment Intelligence)다. 그는 앞으로 “대부분의 인공지능 시장과 산업은 증강지능 즉, 기존에 일했던 지적 전문가들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본다”며 “인간과 기계가 함께 일하고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며 함께 똑똑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간은 인간의 방식으로 학습하고 진화하고 AI는 기계의 방식으로 발전하는 선순환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AI는 인간의 경쟁자가 아닌 훌륭한 보조자이자 협업의 대상이라는 것이 전제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AI가 일상에 녹아들어 보이지 않을 정도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처럼 구글이나 네이버가 만든 하나의 AI를 여러 사람이 쓰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각자에 맞는 AI를 가질 수 있고, 이것을 이용해 각자가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경일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솔트룩스를 창업한 게 벌써 20년 전이다. 많은 IT 분야 중에서도 당시로서는 다소 도전적인 AI 벤처를 창업한 계기가 있었나

△일단 AI 역사 자체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길다. 근대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연구됐던 건 1940년대였다. 이후로 부침이 있었고 지금이 세 번째 시도(부흥기)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에 딥러닝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분들이 굉장히 많다. 솔트룩스 이전에 AI 벤처를 처음 차린 게 1994년도였는데 그때도 AI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개인적으로는 꽤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와 대화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 직전에 학교에 컴퓨터반이 생겨서 처음 컴퓨터를 만났는데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졌다. 그런데 조금 특이했던 게 다른 친구들은 게임을 하는데 나는 게임을 만들었다. 겨울방학 때는 학교 컴퓨터를 집으로 들고와서 밤새도록 프로그래밍을 해서 당시 유행하던 ‘갤러그’와 ‘페르시안 왕자’와 비슷한 게임을 만들어서 친구들과 함께 하기도 했다. 대학교 2학년 때는 사람의 말(프로그래밍 언어)을 컴퓨터의 언어(0, 1)로 바꾸는 컴파일러라는 프로그램을 재미 삼아 직접 만들었는 데 아주 잘 만들어서 LG전자에 팔기도 했다.

이경일 대표는 대학교 4학년이던 22세에 처음으로 AI 벤처기업을 창업하며 업계에 뛰어들었다. 그는 여전히 ‘올바른’ 기술의 발전을 세상에 이롭게 기여하자는 초심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다. (사진= 장영은 기자)


-아직 젊다고 볼 수 있는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AI·빅데이터 업계의 ‘구루(guru)’라는 별명이 있다. 전문가이자 업계의 산증인으로서 AI의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 보는지

△한국 나이로 올해 50세(1971년생)인데, 처음 AI 스타트업을 창업했던 게 대학교 4학년때이니까 AI 업계에 27년 있었던 셈이다.

인공지능이 두 가지 방향성이 있다고 생각을 한다. 첫 번째는 인공지능이 사람의 지적 업무를 대신하는 형태로 소위 사람들이 직업을 뺏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방향이다. 이게 없지는 않을 것이다. 자율주행 자동차 같은 경우 향후 발전하면 자율주행 택시가 될 거다. 우버와 구글 같은 경우는 자율주행 택시라는 목표가 명확하다. 데이터가 충분히 모이고 기술이 발전하면 우버 같은 경우 지금의 우버 기사가 필요 없게 된다. 이건 피할 수 없는 미래가 될 것이다. 직업의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두 번째 방향은 평범한 지적 능력을 가진 사람이 AI를 통해 5~10배 이상의 높은 지적능력 생산성을 갖게 되는거다. 이걸 우리 회사에선 지적 증강 시대 혹은 지능 증강 시대라고 부른다.

앞으로 20~30년 동안에는 AI가 사람을 대체하거나 사람의 직업을 빼았는다는 개념은 아주 희소하거나 쉽지 않을 것 같다. 대부분의 인공지능 시장과 산업은 증강 지능의 방향으로 갈 것이다. 기존에 일했던 지적 전문가들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쪽이다.

-AI와 인간이 함께 발전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맞다. 예를 들어 지금 (인터뷰 중에) 타자치는 걸 음성인식 AI 같은 걸 사용하면 그냥 스마트폰을 옆에 두고 인터뷰에 집중할 수 있다. 의사들도 마찬가지다. 평소 진단하는데 에너지를 많이 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AI가 발전하면 진단의 80%는 기계가 해주는 거다. 그리고 의사는 나머지 20%를 맡는 건데, 기계의 진단이 맞냐 아니냐를 검증하는 역할이다. 그렇게 절약된 에너지와 시간을 환자와 가족들을 위로하고 그들이 궁금해하는 것에 답변하는 데 쓸 수 있다. 지금은 사실 의사를 만나서 자세히 물어보기 부담되는 상황이지 않나.

AI 콜센터도 똑같다. 콜센터의 도전 요인이 3가지가 있다. 감정노동이라는 점에서 힘들고, 생산성을 요구받으면서도 시간이 제한돼 있다는 한계가 있으며, 1대 1 상담이기 때문에 생산성이 높아질 수 없다. 그런데 AI를 도입하면 이런 요소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조금 더 나아간 지능형 상담 시스템이라는 것도 있다. 이건 상담을 하는 동안 AI가 그 내용을 듣고 있다가 이런 경우엔 이렇게 대답하라든지, 그렇게 대답하면 불완전 판매가 될 수 있다든지 하는 식으로 조언을 해준다. 상담원 입장에선 AI를 이용해 실전과 교육을 함께하는 효과가 있다.

-국내 최초의 상용화 AI플랫폼 ‘아담’에 이어 사람과 닮은 AI ‘에바’를 선보여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기존의 AI와 무엇이 다른가.

△에바는 우리 회사의 제품이라기 보단 비전이면서 기술적인 로드맵을 의미한다. 우리의 비전이 2025년까지 1억명의 삶속에서 함께하는 인공지능 유니콘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선 B2B이든 B2C이든 1억명이 쓸 수 있을만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하고, 삶과 함께 한다는 건 AI가 일상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구글이나 삼성전자, 네이버에서 만든 하나의 AI를 여러 사람이 쓰는 형태가 아니라 나만을 위한 AI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인공지능은 공대생이고 또 다른 인공지능은 장사를 하거나 유튜브 방송을 할 수도 있다. AI의 성격도 급하거나 느긋할 수 있다. 또 어떤 사람과 만나느냐에 따라서 AI가 달라질 수도 있다. 마치 예전에 ‘다마고치’라는 게임처럼 모든 사람에게 각자에게 맞는 필요한 AI를 분양하는 거다. 개인화된 AI 그것이 우리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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