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경영 스토리] 삼성, 20년 전부터 기후변화 대비했다?

  • 등록 2013-10-25 오전 8:15:21

    수정 2013-10-25 오전 8:15:21

선선한 바람이 불고 나뭇잎에 단풍이 드는 가을이 왔습니다. 하지만 가을이 그리 길게 가진 않을 것 같습니다. 최근 기상청의 1~3개월 전망에 따르면 11월 중순부터 겨울추위가 시작될 것 이라고 합니다. 어릴 적에는 눈이 내리면 눈사람을 만들 생각에 신이 났지만 왠지 이젠 추위 걱정이 앞섭니다.

최근 겨울철 바깥 기온은 냉동실을 방불케 합니다. 영하의 기온에 바람까지 불어 몸이 꽁꽁 얼어붙는 것 같은 추위 때문인지 ‘벌써부터 겁이 난다’며 걱정 섞인 말들이 들려옵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여름철 폭염과 폭우, 겨울철의 폭설·이상 한파 등 기상이변이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기후변화가 개인의 삶은 물론 경제·사회 등 각 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날로 더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은 날씨라는 화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이렇듯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는 인류가 해결해야할 공동과제로 떠올랐습니다. 기후변화로 주목받게 된 산업 중 하나가 기상산업 입니다. 이미 미국·일본·영국 등에서는 기상 관련 업체들의 움직임이 매우 활발합니다.

미국은 기상산업 규모가 연간 약 9조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기상업체는 300~350개에 달하고, 기상산업 분야에 몸담고 있는 종사자만 3만~3만 5000명 가량됩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웨더채널은 직원이 800명이나 되는 큰 기상회사로 24시간 동안 날씨와 관련된 뉴스·다큐멘터리·날씨예보 방송도 합니다.

유럽의 기상산업 선두주자는 영국입니다. 영국은 산업에 필요한 기상예보가 상당한 수준에 올라왔습니다. 예를 들면 ‘낙엽예보’라는 것이 있습니다. 기차 레일위에 떨어진 낙엽이 레일과 바퀴의 접착력을 저하시키는 위험을 막기 위해 5일 전에 낙엽발생예보를 한다고 합니다.

영국은 오랜 식민지 운용 경험과 잦은 전쟁으로 말미암아 기상이 아주 중요하다는 사실을 오재 전부터 깨닫고 기상청(메트오피스)을 국방부 산하에 뒀습니다. 영국 기상청은 전 세계 60개 지역에 약 1800명의 직원이 있습니다. 이들은 금융업·건설업·수자원·재생에너지·유통·교통 분야 날씨예보와 위험기상 예보, 꽃가루·자외선·감기 등의 건강 관련 날씨예보 등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화산재 예보와 대기질 예보, 항공·군사 업무에 필요한 기상예보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기상산업 종사자는 2010년 기준 8258명, 매출액은 5조원에 이릅니다. 대표적인 기상정보회사 웨더뉴스의 경우 사원이 722명, 매출액은 1349억에 달합니다. 일본은 2000년부터 민간의 장기예보가 허용되면서 기상산업은 더욱 성장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7년 3개에 불과하던 민간기상사업자가 지금은 193개로 늘었습니다. 이중 171개 기업은 기상장비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기상산업의 시장 규모는 2007년 300억원 대에서 2011년 2219억원으로 7배 이상 늘었습니다. 종사자는 567명으로 집계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상산업 규모는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미약한 수준입니다.

지난 10일 열린 기상청 국감에서는 “국내 기상기업들이 대부분 영세한데다 협소한 국내시장에서 과잉경쟁으로 시장질서가 혼란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대부분 장비만을 주업으로 하고 있는데다 기상예보나 기상관련 컨설팅 산업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한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국내에서는 2009년 기상산업진흥법이 제정됐지만 아직 그 성과는 걸음마 수준입니다. 날씨경영이란 기업이나 개인이 날씨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이에 대응해 전략을 짜는 것을 말합니다. 기상이변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기회를 살리는 것까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기후변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해 온 기업 중 하나가 삼성이라고 합니다. 삼성은 지난 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 삼성지구환경연구소(現 삼성안전환경연구소)를 설립해 기후변화에 따른 경영전략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무오염·무재해·무질병의 3무(無) 사업을 지향했습니다.

삼성지구환경연구소는 지난 5월 ‘삼성안전환경연구소’로 명칭을 변경했습니다. 초기 연구소는 기후변화, 기상정보 등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이후 유해물질사용금지지침(RoHS)이 본격화 되면서 연구소의 역할도 크게 늘었는데요. 유해물질 사용 여부와 사업장 내부 환경점검도 실시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올해 화성 반도체 사업장에서 불산 유출 사고가 터지는 등 환경관련 사고가 발생하자 이를 계기로 연구소의 역할과 명칭을 개편하고 나선 것 입니다.

이런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인지 지난 9월 삼성전자는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국제적인 평가인 CDP(전세계 금융투자기관의 위임을 받아 각국의 주요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경영 정보를 요청하는 비영리단체의 프로젝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CDP는 삼성전자가 기후변화 관련 공개점수(Disclosure Score)에서 99점을 획득해 상위 10%만 속하는 기후변화 관련 정보공개 우수기업(CDLI·Climate Disclosure Leadership Index)에 편입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기업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취한 ‘긍정적 조치’인 기후변화 완화·적응·투명성에 기여한 실적도 인정받았고 합니다.

기상이변과 같은 위험기상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기상산업이 더욱 성장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기상정보 활용은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기상업자에 의한 민간 활용은 부진한 편입니다. 기상산업은 미래의 블루오션이라고도 불리는 만큼 지속성장이 가능한 산업입니다. 기상산업을 발전시켜 다양한 솔루션과 아이템으로 내실화를 기한다면 기업들도 기후변화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본 기사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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