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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원, 2시간이면 뚝딱…SNS서 판치는 `위조증명서` 제작

졸업증명서 30만원 성적 증명서 50만원
가짜 티나는 위조증명서가 대부분
기업, 일일이 증명서 확인 안 해
업체 처벌 쉽지 않아…인사 시스템 재고 필요
  • 등록 2018-12-18 오전 6:01:00

    수정 2018-12-18 오전 6:01:00

지난달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18 삼성(전자계열) 협력사 채용한마당’에서 구직자들이 입장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연관 없음.(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경찰이 지난 5월 위조 성적증명서로 취업을 했다 들통난 A(36)씨를 붙잡았다. 취업 준비생이던 A씨는 취업이 되지 않자 인터넷 광고를 보고 알게 된 위조 증명서 업체에 성적 증명서 위조를 의뢰했다. 충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A씨는 약 30~50여만원을 송금하고 가짜 증명서를 발급 받았다”고 밝혔다.

취업을 위해 졸업증명서·성적증명서 등 문서를 위조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서를 위조해준다”는 광고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기업과 경찰은 위조문서와 업체를 걸러내는 게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문서의 전자화 등 증명서 시스템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30만원·2시간이면 OK…수준은 천차만별

실제 위조문서 업체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SNS에 `위조문서`라는 단어만 검색해도 10개가 넘는 위조문서 업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중 3~4곳을 골라 직접 위조문서를 의뢰했다. 가격은 증명서의 종류에 따라 달랐다. 비교적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졸업 증명서는 30만원 내외, 성적을 하나하나 세세하게 입력해야하는 졸업 증명서는 50만원 내외였다. A업체는 “제작 난이도에 따라 가격을 책정했다”고 했다.

위조한 증명서를 받아 볼 수 있는 시간은 고작 2시간 남짓. A업체는 “지금 의뢰하면 1~2시간 안에 위조문서를 파일로 받아 볼 수 있다”며 “생년월일과 학과만 적어서 알려달라”고 설명했다.

위조한 증명서의 수준은 업체마다 천차만별이었다. “감쪽같이 만들어준다”는 홍보와 달리 위조 증명서의 수준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인 반면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한 위조문서도 있었다.

A업체에서 받은 서울대 위조 졸업증명서는 원본 졸업 증명서의 양식과는 아예 달랐다. △원본대조 번호 △워터마크 크기 △도장의 위치 등이 모두 원본 문서와 상이했다. 다만 B업체가 보내 준 샘플 위조 증명서는 원본과 비슷해 언뜻보면 진짜라고 믿을 수 있을 정도였다. 실제 서울대를 졸업한 최모(28)씨는 “서울대 재학생이 봐도 비슷한 게 있긴 하지만 티나는 문서가 대부분인 것 같다”며 “졸업증명서를 위조하는 업체가 있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그 수준이 이렇게 천차만별인 점도 의아하다”고 말했다.

A업체에 의뢰한 위조 졸업증명서 샘플(왼쪽)과 B업체에 의뢰한 위조 증명서 샘플(가운데), 실제 서울대 졸업증명서 모습. (사진=황현규 기자)


해외서버·대포폰 사용으로 적발 어려워…“인사 시스템 개선 필요”

경찰청에 따르면 공문서·사문서 변조 범죄는 최근 3년간 매년 1만건 이상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15년 1만3707건 △2016년 1만2157건 △2017년 1만1209건 각각 발생했다.

기업 일선에서는 막상 위조된 증명서를 채용 시 분간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서류에 적혀 있는 기본 신상과 함께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 받지만 일일히 대조하기는 어려웠던 게 현실”이라며 “위조 문서에 대한 교육과 시스템 등을 재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위조 문서가 적발돼도 업체를 붙잡기가 쉽지 않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위조문서 업체 대다수는 미등록 휴대폰(일명 대포폰)을 사용하거나 해외 계정 SNS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실제 확인한 위조문서 업체 3곳 모두 해외 서버를 통해 의뢰인과 접촉 중이었다. B업체는 “구글 메일이나 텔레그램으로만 의뢰를 받는다”며 “유선 전화는 보안이 쉽게 뚫리기 때문에 구글 메일로만 연락을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도 “해외 서버를 통해 범행을 저지를 경우 범인을 잡기가 쉽지 않다”며 “대부분의 위조문서 사건의 경우 주변의 신고를 통해 의뢰자만 걸려드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증명서 제출 방식의 채용시스템에서 개선해야 위조문서 범죄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제안한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취업 시 학력·성적 증명서를 종이나 문서 파일로 제출하는 것은 옛날 방식”이라며 “정부 당국차원에서 공인인증서와 같은 전자시스템에 학교·성적 등의 인적사항을 관리하면 위조 문서로 취업하는 일 자체를 막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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