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25]②자율주행부터 금융거래까지..무한 확장하는 AI

AI, 1950년대 첫 등장 이후 발달·퇴보 거듭해
분야별 접목 늘어..상품추천 등 금융권 적용 활발
일자리 바꾸는 AI..인간 고유 능력 키워 대응하라
  • 등록 2019-10-14 오전 5:07:00

    수정 2019-10-14 오전 5:07:00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최근 서울대학교 AI위원회에서는 재미있는 실험이 하나 있었습니다. 몇 가지 곡을 들어보고 AI(인공지능)가 작곡한 곡이 무엇인지 맞춰보는 실험이었는데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이것 만큼은 AI가 작곡했을 것’이라고 모두가 지목했던 곡이 정작 사람이 작곡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AI는 이렇듯 ‘사람을 대체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 분야까지 넘나들고 있습니다. 단순 노동에서부터 작곡, 작문, 그림, 사진 이미지 생성에 이르기까지 불가능한 분야는 사실상 없어보입니다. 그러다보니 사람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위기감에서부터 AI의 저작권 논란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1950년대 첫 등장..2000년대 전성기 맞아

AI는 사람의 학습하는 능력, 생각하는 능력, 말하는 능력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입니다. AI가 우리 삶에서 체감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개념은 사실 지난 1950년대부터 있었습니다. 미국의 전산학자이자 인지과학자인 존 매카시 교수가 1956년 다트머스 학회에서 처음으로 ‘AI’라는 용어를 내놓았죠.

실제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AI 연구는 활기를 띄었습니다. 초기 연구자였던 마진 민스키는 1970년 미국 라이프(LIFE)지와의 인터뷰에서 1980년대 전까지 인간과 비슷한 지능의 기계가 출현할 것으로 예견했습니다. 물론 이는 컴퓨팅 능력과 저장공간 부족으로 실현되지 않았죠.

하지만 1980년대 들어 AI는 다시 전기를 맞습니다. 컴퓨터 연산 능력이 향상되면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그 안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사람이 특정 질병 등 전문 영역을 물어보면 주요 키워드별로 인공지능이 이해하고, 그에 맞는 답을 검색해 찾는 식입니다. IBM의 AI ‘왓슨’이 그 예입니다. 이런 방식은 의학, 법률, 금융 등 전문가 영역에서 쓰이고 있습니다.

사람이 외부 자극을 눈이나 피부, 코 등 감각 기관으로 느끼고 이를 뇌에 전달하고 처리하는 신경망에 대한 연구도 다시 관심을 모으게 됩니다. 사람이 학습하는 방식을 본딴 ‘인공신경망’이 연구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나 AI 연구는 기술 부족으로 또다시 퇴보하다가 2000년대 들어 다시 속도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인터넷망에 연결되면서,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최적의 답을 찾고 학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AI, 자율주행부터 금융서비스까지 빠른 적용

AI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프로기사 이세돌과 바둑대결로 유명한 알파고처럼 특정 분야에 한정해 사고(思考)하고 일을 하면 ‘약(弱) AI’라고 하고,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HAL 9000이나 ‘터미네이터’처럼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면 ‘강(强) AI’라고 합니다.

현재 AI는 ‘약 AI’를 중심으로 발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의 인사업무부터 신용평가, 상담 챗봇, 금융 서비스 등 분야별로 활용을 늘려가고 있는 것이죠. 최근 인재채용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롯데그룹, LS그룹, 농심(004370), SK하이닉스(000660), 기아자동차(000270), LG유플러스(032640) 등 140여곳의 기업이 AI 면접을 도입했으며 내년에는 300개 이상이 채택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에서도 IBM, 소프트뱅크, 유니레버 등이 이미 AI 면접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산업군 가운데서도 금융업계는 개인들에게 최적화된 금융상품 제안에서부터 투자자 거래비용을 최소화해주는 트레이딩 알고리즘 등이 도입됐거나 도입이 예고돼 있습니다. 신한금융지주(055550)는 지난해 신한은행 등 주요 자회사와 IBM이 공동 참여하는 ‘보물섬 프로젝트’를 진행, AI 투자자문 분석 모델 ‘네오’ 개발을 완료했습니다. 그리고 올 9월에는 AI 기반 자회사 ‘신한AI’를 공식 출범시켰죠. KB국민은행, 우리은행, KEB 하나은행 등도 AI 전문 독립 법인을 조만간 설립하고 금융과 AI의 결합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 금융권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도쿄증권거래소가 지난해 불공정거래 감시와 매매심사 업무에 AI 기술을 적용했고, 증권사들은 투자종목 선정부터 단기 주가예측, 채팅봇 서비스에 AI를 활용 중입니다. JP모건은 강화학습 기반 트레이딩 알고리즘을 개발, 투자자 거래비용을 낮추는 데 성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정에서는 지난해 보급화된 ‘스마트 스피커’를 매개로 한 서비스가 갈수록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스피커에게 말만 하면 생수와 식료품을 주문하고 집까지 배달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도입됐는데, 얼마나 많은 업체와 연결되어 있느냐가 성패를 가르고 있죠. 진공청소기와 공기청정기, 냉장고 등 각종 가전에도 AI 기술이 결합되면서 편리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AI에게 빼앗기는 일자리..대비책은

AI가 발달할 수록 사람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 포털업체에서 뉴스 편집을 담당해 온 직원들은 올 봄부터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됐고, 일부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는 ‘AI 속기사’가 등장했습니다.

그렇다면 AI가 가장 대체하기 쉬운 직업은 무엇일까요. 지난해 LG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일자리 위험진단에 따르면 텔레마케터와 인터넷판매원, 통신서비스 판매원은 99%의 확률로 대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세사는 98.5%, 경리사무원은 97%였으며 회계사와 세무사도 95.7%로 높았습니다.

전세계적으로 현존하는 일자리의 절반 가량이 AI 기술 확산에 따른 자동화 영향을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다수 나와있습니다. 옥스포드 대학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근로자의 47%가 앞으로 20년 안에 자신의 직업이 자동화된 것을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맥킨지는 전세계 3억7500만명의 근로자가 신기술의 영향을 받을 것이란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할까요? 많은 전문가들은 AI가 대체할 수 있는 직업은 대부분 단순화할 수 있는 업무인 경우가 많으며 사람들은 지금보다 창의적이고 고차원적인 업무에 할애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합니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인간 고유의 능력, 즉 대인관계 기술과 정서적 지능이 높은 직업들이 앞으로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AI에게도 저작권을 인정해줘야 하는가에 대해 최근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I 아트’를 AI의 단독 저작물이 아니라 다수 인간의 공동저작물로 봐야한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AI가 기존 데이터를 세팅하고 네트워크를 설계한 뒤 네트워크를 훈련해 창조된 결과물은 과학계와 예술계, 학계간 협업까지 다수의 인간이 참여한 공동 결과물이라는 것이죠. 이제 AI 논쟁은 창작에 참여한 많은 공동저작자들의 지위를 어떻게 부여해야 하느냐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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