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부동산·인국공’ 위기의 文대통령, 외교안보라인 교체로 승부수

文대통령, 취임 후 최대폭 외교안보라인 인사
政敵 박지원 전 의원, 국정원장에 깜짝 발탁
‘대북통’, ‘미국통’ 외교안보특보 임명도
지지율 추락 속 한반도 평화 ‘드라이브’
  • 등록 2020-07-06 오전 6:00:00

    수정 2020-07-06 오전 6:00:00

(자료=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후반 국정운영의 승부수를 던졌다. 북미·남북관계가 교착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취임 이후 최대 폭의 외교·안보라인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총선 이후 한때 70%를 넘어섰던 지지율은 50% 미만으로 하락하는 등 내우외환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정책 실패와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정규직화 논란에 따른 민심이반 속에서 최대 강점이었던 한반도 평화 이슈까지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안보라인 ‘투톱’ 전격 교체…박지원 깜짝 발탁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취임 1기 외교안보라인을 물갈이하고 2기 라인을 정비했다. 취임 이후 한 번도 교체하지 않았던 안보라인 ‘투톱’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국가정보원장을 모두 바꿨다. 신임 안보실장에 서훈 국정원장을, 신임 국정원장에 박지원 전 의원을 내정했다.

안보실장에 서 원장을 내정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그간 외교안보라인의 기조는 어느 정도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서 후보자는 정의용 안보실장과 함께 지난 2018년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이끈 기여를 인정받았다. 다만 최근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분위기 쇄신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됐다. 박지원 신임 원장의 ‘깜짝’ 발탁의 배경이다. 박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공보수석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냈다.

박 후보자는 특히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합의의 일등공신으로 평가 받는다. 선대의 유물을 존중하는 북한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박 후보자 내정은 북한에 보내는 유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박 후보자는 문 대통령과 정치적 악연이 깊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문 대통령의 이번 인사는 과거 정쟁보다는 앞으로 한반도 평화 구축이 시급하다는 절박함이 엿보인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과 박 후보자는 2003년 대북송금 특검과 2015년 민주당 전당대회와 안철수·김한길 전 의원과 동반 탈당, 2017년 대선 당시 맹공격 등 껄끄러운 과거가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5일 “박 후보자를 국정원장에 낙점한 것은 오로지 문 대통령의 결정으로 안다”며 “선거 때 일어났던 과거사보다는 국정과 미래를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 장관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한 것도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17·19·20·21대 4선 의원이다. 지난해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됐고 올해 4·15 총선 압승에 일임했다. 앞으로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법 개정이나 예산 문제 등 국회의 협조가 필요할 일이 많은데, 이 후보자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통’ ‘미국통’ 임명…남북·북미 개선 노려

외교안보특보 2명을 추가로 임명했다는 점도 문 대통령의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 개선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문 대통령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안보실장을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내정했다. 각각 ‘대북통’, ‘미국통’으로 평가 받는 인물이다. 임 후보자는 비서실장 당시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아 세 차례 정상회담을 성공시키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북한 측과 심도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정 후보자 역시 문재인 정부 초대 안보실장으로 지난 3년여간 한반도 외교·안보의 최일선에서 남·북·미 소통에 기여했다. 미국 측과 신뢰 관계가 형성된 인물이기도 하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외교안보라인을 전격적으로 쇄신한 것은 부동산과 인국공 논란으로 국정 동력이 약해져 가는 상황에서 ‘최대 강점’이었던 한반도 평화마저 경색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 측이 미국과의 대화에도 문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인사를 기용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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