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e갤러리] 비현실보다 더 센 현실은 없다…박형근 '오버레이-12 플러리Ⅱ'

2020년 작
일상서 보기 힘든 장면 카메라에 담아
정상적 사물에 비정상적 색·빛 꽂는 식
기록매체에 문학상상력 덧씌우는 파격
  • 등록 2020-08-05 오전 4:05:00

    수정 2020-08-11 오전 5:05:49

박형근 ‘오버레이-12 플러리Ⅱ’(사진=스페이스소)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하늘의 조화가 아니라면 물이 만드는 눈속임일 거다. 붉고 푸른 둥근 색띠가 나무와 엉켜 저토록 영롱하게 번져 나가는 것은. 자연이 만드는 신비로운 색·형상의 버라이어티한 ‘쇼’야 한두 번 보는 게 아니지만, 이것은 또 다른 세계다. 더구나 그림이 아니고 사진이란다. 일부가 됐든 전부가 됐든 어디엔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뜻이니까.

맞다. 사진작가 박형근(47)의 작품이 가진 묘미가 거기에 있다. 작가는 일상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낸다. 정상적인 사물에 비정상적인 색 혹은 빛을 꽂는 식이다. 흰구름에 번개로나 볼 법한 야광색을 씌우기도 하고, 짙푸른 밤하늘에 우주선을 닮은 하얀 움직임을 찍어내기도 한다. 사진이란 기록매체에 문학적 상상력을 결합하는 파격으로, 현실과 비현실의 혼재를 만들어내는 거다.

연작 중 한 점인 ‘오버레이-12 플러리Ⅱ’(Overlay-12, Flurry Ⅱ·2020)도 그 작업의 일부다. 어차피 영화·게임 등으로 숱하게 접해온 허구나 몽상이, 잠시 현실로 출현했다고 뭐 그리 놀랄 일인가 한다.

16일까지 서울 마포구 동교로17길 스페이스소서 여는 개인전 ‘채운’(彩雲·Iridescent Clouds)에서 볼 수 있다. 잉크젯 프린트-1. 120×180㎝. 작가 소장. 스페이스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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