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의식 말고 도전" 18세부터 목수 일 시작한 '전진소녀' 이아진

[변하는 대한민국]③
22세 목수 이아진 씨 인터뷰
18세 때 무작정 목수 일 시작
꿈 위해 편견에 맞서며 노력
  • 등록 2024-01-05 오전 6:01:00

    수정 2024-01-05 오전 6:58: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꿈은 화려하고 멋진 게 아니라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회적 잣대나 편견, 다른 사람의 시선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건 너무 억울하죠. 나 자신과 ‘베스트 프렌드’가 되면 좋겠습니다.”

5년차 빌더 목수 이아진씨(사진=이아진씨 제공).
18세부터 목수로 일해온 이아진(22)씨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꿈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이같이 밝혔다. 이 씨는 “아주 소소할 수도 있고 클 수도 있는,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꿈을 포기해선 안 된다”라며 “그러기 위해선 나 자신을 가장 잘 알고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씨는 이 말을 몸소 실천 중이다. 건축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의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18세 때부터 목수로 일하고 있다. 5년 차 목수인 그는 ‘전진소녀의 성장일기’라는 제목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목수로서 자신의 일상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 유튜브는 개설 4년 만에 구독자 13만 8000여 명을 모을 정도로 인기다. 10대 때부터 주체적인 결정으로 자신의 꿈을 이뤄가고 있는 이 씨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응원과 공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5년차 빌더 목수 이아진씨(사진=이아진씨 제공).
이 씨는 자신을 ‘목수’ 대신 ‘빌더’(builder)라고 소개한다. ‘공간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는 “한국에선 목수라고 하면 한 가지 이미지만 떠올리는데, 의사처럼 목수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며 “저는 많은 목수 중에서도 집을 짓는 목수인 ‘목조주택 하우스 빌더’”라고 설명했다. 그가 주로 하는 역할은 골조, 바로 나무로 집의 뼈대를 만드는 과정이다.

이 씨가 처음부터 직업을 갖고자 목수를 선택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한 고민이 그를 목수의 길로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물론 일은 쉽지 않았다. 20~40㎏에 달하는 합판을 들거나 40㎏의 시멘트를 옮겨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허리에는 10㎏의 공구 벨트가 늘 따라다녔다. 그러나 육체적인 고됨보다 더 힘든 것은 이 씨를 둘러싼 편견이었다. ‘얼마 안 가 포기할 거야’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 “제가 여자이고 어리기 때문에 더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죠. 그 편견이 ‘진짜’가 되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이 씨는 일이 끝난 뒤에도 남들보다 부지런히 공부했고, 늦은 밤 현장을 찾아가 다음날 해야 할 일을 미리 계산해 보기도 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더 빨리 성장하고자 한 부단한 노력이 지금의 이 씨를 만들었다.

그의 일상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이 되고 있다. 이 씨의 유튜브를 본 뒤 목수 일을 시작했다는 사람, 자신의 분야에서 더 용기를 가지고 도전하게 됐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 씨는 “청년 작업자들도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면 목수처럼 사회적 편견을 받는 직업에 대한 인식이 더 바뀌고, 나아가 직업에 대한 장벽도 많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5년차 빌더 목수 이아진씨(사진=이아진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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