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이오 심장을 찾다]④송도바이오프론트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 보유…글로벌 기업 모여들어
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 비롯
GE헬스케어·머크 등 글로벌 기업 '송도로 가자'
길병원, 치매단백질 볼 수 있는 초강력 MRI 투자
생산에서 연구·개발로 영역 확대 중
  • 등록 2019-03-08 오전 6:00:00

    수정 2019-03-08 오전 6:00:00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지난 7일 제3경인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바이오산업교에 들어섰다. 그동안 펼쳐졌던 남동공단의 공구·기기 공장들 모습과 전혀 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단일 도시 기준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춘 곳 송도다. 하지만 ‘공장’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듯 깔끔한 건물들이 즐비했다.

송도바이오프론트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를 생명기술(BT)의 첨단 산업 글로벌 거점으로 키우기 위해 2003년부터 조성됐다.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 바이오센터에 따르면 2017년 현재 송도에는 36개 바이오 기업에 7276명이 근무하고 있다. 대표 기업인 셀트리온(06827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를 비롯해 GE헬스케어, 올림푸스, 아지노모도제넥신, 머크, 생고뱅, 찰스리버래토리즈 등 글로벌 기업이 송도에 자리를 잡고 있다.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18만 리터 규모의 3공장(왼쪽)과 15만 리터 규모의 2공장.(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송도바이오프론트의 강점은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이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선두주자인 셀트리온(068270)과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설비를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를 비롯해 얀센백신,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자회사인 DM바이오 등이 송도에 자리잡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은 살아 있는 세포나 조직을 이용해 만든다. 그래서 이를 키울 배지와 배양액, 배양기 등 설비가 필요하다. 바이오의약품 제조 설비와 소모품을 만드는 GE헬스케어, 아지노모도, 머크, 생고뱅 등 글로벌 기업이 송도에 자리잡은 이유다. 홍성용 GE헬스케어 전무는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런 바이오의약품 제조장비 업체들의 최대 고객 중 하나”라며 “이들 기업이 고품질의 바이오의약품을 차질 없이 생산하기 위해서는 협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이 모여 있으니 최신 업계 동향이나 정보 교류가 빠르고 활발하다는 것도 또 다른 장점이다.

이 곳에서 만들어진 바이오의약품은 바로 옆 인천공항을 통해 빠르게 수출된다. 송도에서 인천공항까지는 차로 10~2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노범섭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 바이오센터 센터장은 “글로벌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송도는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계 화학기업인 아지노모도는 일본 외 생산거점으로 송도를 택했다. 니시 키요히코 아지노모도제넥신 대표는 “생산라인에 문제가 생기면 일본 본사 기술진의 당일 출장이 가능하다”며 “한국의 바이오산업 성장세를 비롯해 다양한 조건을 고려했을 때 싱가폴, 미국 등 후보지들보다 송도가 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의약품 관련 기업이 모여 있다 보니 네트워킹도 활발하다. 컨벤션 시설인 컨벤시아에서는 올해 국제 화학 바이오장비·분석기기전시회를 시작으로 대한위암학회 학술대회, 세계유방암학술대회 등 크고 작은 행사가 계획돼 있다. 바이오인천포럼은 2016년부터 매년 열린다. 한 송도 입주업체 관계자는 “반경 3~4㎞ 안에 기업들이 모여 있다 보니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에도 쉽게 만날 수 있고 학회가 열리면 일을 하다가 관심 있는 발표만 듣고 바로 올 수 있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송도바이오프론트는 외국인 투자 유치구역이라 원칙적으로 국내 기업 단독으로는 입주가 불가능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글로벌 임상시험 전문 퀸타일즈(현 아이큐비아)의 투자를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인정을 받았다. 국내 기업이 송도에 입주하려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은 필수다.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인정을 받으면 생산 및 연구에 필요한 시설을 외국에서 들여올 때 관세가 면제된다. 또 취득세와 재산세도 최장 15년간 100% 감면되고 외국인 투자비율이나 고용인원, 수출비율 등 일정조건을 충족하면 50년 내에서 토지임대료를 50~100% 감면받는다. 토지 매입을 원한다면 조성원가로 매입이 가능하다.

가천대 브레인 밸리 조감도. 뇌세포에 쌓인 불순물까지 볼 수 있는 11.74T MRI와 뇌종양 치료기인 붕소중성자치료기를 갖췄다.(사진=BRC 제공)
송도바이오프론트는 생산에서 연구개발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가천대가 조성 중인 ‘브레인 밸리’다. 현재 세계 두 번째 11.74T MRI를 비롯해 뇌종양치료기인 붕소중성자치료기(BNCT)를 갖췄다. 11.74T MRI는 지구 자기장보다 26만배 강력한 자기장으로 뇌를 촬영한다. 김우경 길병원 부원장은 “뇌세포에 쌓이는 치매유발 단백질이나 뇌혈관에 붙은 혈전의 두께까지 잴 수 있다는 의미”라며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뇌 연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BNCT는 몸에 붕소를 주입한 뒤 중성자를 쏴 정상조직은 그대로 둔 채 암세포만 공격하는 기기인데, 비용은 양성자치료기의 3분의 1, 설치면적은 중입자가속기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가천대는 뇌질환과 관련된 글로벌 제약사, 연구소들을 이 곳에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김 부원장은 “한 곳에서 11.74T MRI로 진단하고 BNCT로 치료하는 의료기관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며 “이 장점을 살리면 뇌질환 연구·개발·치료의 글로벌 허브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도가 외국인 투자유치 지역이다 보니 오히려 국내 기업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목소리가 있다. 노범섭 센터장은 “장기적으로 고용창출 효과가 큰 국내 중소중견기업 유치를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새로 지을 바이오융합지원센터에 중소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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