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김웅 "보수통합 성공, 국민 요구에 정치가 굴복한 것"

새보수당 입당 ‘검사내전’ 저자 김웅 전 부장검사
"정권 심판하란 국민 요구 있어 보수통합 가능"
靑 압력 있었나 질문에…"나중에 말하겠다"
"수사·기소 분리 말한 秋…수사권조정 잘못 인정"
비례·지역구 모두 고민…"모든 요구 충실히 따를 것"
  • 등록 2020-02-17 오전 6:00:00

    수정 2020-02-17 오전 7:48:51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웅 전 부장검사 인터뷰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어려울 것 같았던 보수통합이 성공한 것은 뭉쳐서 정부·여당을 심판하라는 강력한 국민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깐 정치가 국민의 요구에 굴복한 거다.”

‘검사내전’의 저자 김웅 전 부장검사가 새로운보수당 인재영입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인 지 열흘만인 지난 14일, 자유한국당·새보수당 등 중도보수 야권은 불가능할 것 같던 보수통합에 도장을 찍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이야기(탄핵 책임론)로 다투지 말고 정부·여당의 잘못을 밝히라는 게 국민의 요구”라고 말했다.

검찰에서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을 맡아 검찰·경찰 수사권조정 대응업무를 했던 김 전 부장검사는 수사권 조정법안이 통과된 후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반발하며 사표를 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청와대의 비정상적인 압박도 상당히 받은 듯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그때는 너무 분해서 밤에 자다가 계속 깼다”고 씁쓸한 웃음 지었다.

전남 순천 출신인 김 전 부장검사는 새보수당 입당 후 절친한 고향 친구들로부터 욕설 문자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왜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영남에 가까운 보수 야권으로 갔느냐는 비판이다. 그는 뭉근한 전라도 사투리로 “정부·여당의 방향이 잘못됐다고 생각해 이쪽으로 온 것뿐”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다음은 김 전 부장검사와의 일문일답.

-정치에 입문한 지 열흘 정도 됐다. 밖에서 봤던 정치와 어떻게 다른가

△시간이 부족해 분위기 파악은 다 못했다. 하지만 이제 국민이 정치에 대해 욕할 때 이제는 같이 욕을 먹고 있다는 것은 느낀다. 다른 정치인과 함께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가 됐구나 싶다. 얼마 안 됐는데 너무 욕을 많이 먹었다.

-어려울 것 같던 보수통합이 성공했다

△보수가 이번 총선에서 뭉쳐 정부·여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데 공감한 것 같다. (민주당이 임미리 교수를 고발한 것을 언급하며)지금 한국은 임 교수의 칼럼 제목인 ‘민주당만 빼고’라는 말이 슬로건이 된 것 같다. 여당은 검찰개혁을 하겠다면서 정작 임 교수에 대한 고발은 검찰에 하는 웃기는 일을 하고 있다.

-보수통합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인정·반성은 가능하다고 보나. 한국당에는 여전히 친박계(친박근혜)가 존재한다

△108석을 가진 한국당이 10분의 1도 안 되는 7석(14일 오후 기준)에 불과한 새보수당이 요구한 대로 헌집을 무너뜨리고 새집을 지었다. 세력의 차이를 볼 때 한국당 내부에서 왜 불만이 없었겠나. 하지만 한국당도 국민들께서 ‘보수가 반성하고 재발방지책을 갖고 오면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신 것을 감지했기에 통합이 가능했다. 탄핵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다면 통합 분위기는 끊기게 될 거다. 또 법률가로서 볼 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은 정당하게 이뤄졌고 법률적으로 끝난 문제다. 왈가왈부하는 게 의미가 없다.

-고등학교까지 전남 순천에서 나왔다. 보수 야권에서 정치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반대가 크지 않았나

△고향 친구들은 당연히 싫어했다. 문자로 욕을 하는 녀석들도 있었다. 형사정책단장하기 전 친했던 의원도,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의원도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순천고 5년 선배인 김태년 의원은 사석에서도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웠는데 크게 실망을 했을 것 같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웅 전 부장검사 인터뷰
-검찰을 나온 것도, 친했던 이들과 반대에 서게 된 것도 모두 수사권조정 때문이다. 무엇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보나

△검찰이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를 할 수 없게 만든 거다. 수사는 이미 끝난 사건을 끄집어내는 것이기에 기본권을 침해하기 쉽다. 이 때문에 여러 견제와 제한이 필요하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 수사 과정에서 기본권이 침해되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다 검사가 수사 통제 역할을 맡게 됐다.

권투경기로 예를 들어보자. 수사하는 경찰은 홍코너, 피의자는 청코너에서 서 있다. 이때 권한이 강한 경찰이 피의자를 부적절하게 공격(수사)하거나 혹은 의도를 갖고 공격하지 않는 상황을 레프리(장내 심판) 역할을 하는 형사부 검사가 통제할 수 있다. 검찰의 문제는 몇몇 사건에서 레프리 역할을 안 하고 자기가 경찰과 함께 선수가 돼 수사하며 피의자를 함께 때렸기 때문이지, 경찰 수사를 통제해서가 아니다. 그런데 지금 수사권조정은 검찰이 심판을 보지 못하게 했다. 참여연대 양홍석 공익법센터 소장이 사표를 낸 것도 이 때문이다. 한해 200만명의 국민이 수사를 받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대상이 제한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다.

-검찰이 경찰에 보완 수사를 지시할 권한은 지금도 있지 않나

△문제는 경찰이 여러 이유를 들어 검찰의 보완 수사요구를 계속 거부할 때는 방법이 없다는 거다. 우리와 유사한 중국은 인민 검찰이 공안(경찰)에 보충 수사를 요구하면 지체없이 따르게 돼 있지만 우리는 ‘정당한 이유가 없다면 따라야 한다’ 정도다. 경찰이 ‘수사권남용’, ‘인권침해’ 등의 이유를 들며 거부하면 그만이다.

-그럼 정부·여당이 왜 수사권조정을 강력하게 추진했다고 생각하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만 보면 답이 나오지 않나. 검찰만 빠져 있었다면 정보 경찰을 이용해 정부·여당이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말을 잘 듣는 경찰에 힘을 주고 싶었단 뜻인가) 경찰의 숙원을 들어주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수사권조정 대응이나 사표를 쓰는 과정에서 청와대 등 윗선의 압력·회유는 없었나

△(한참을 침묵한 뒤)형사정책단장을 하면서 혈압이 160mmHg를 넘었다. 그때는 정말 밤에 자다가 너무 분해서 계속 깼다. 하지만 지금 여러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분해서 복수하려고 정치하는 것 같이 보일 수 있어 피하고 싶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말하겠다.

-검찰도 과오가 많다. 정치 권력과 결탁해왔단 비판은 여전하다

△검찰도 잘못한 역사가 많다. 검찰이 잘못한 것은 직접 수사를 너무 많이 했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특수수사를 했다면 성과를 내고 싶어 피의자의 기본권을 많이 침해했을 거다. 검찰개혁을 하려면 검찰을 수사지휘만 하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수사권 조정은 그렇지 않다. 검찰이 특수수사는 그대로 하도록 놔두고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 권한만 빼앗았다. 이제와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수사·기소 분리를 말하는 것은 결국 수사권조정이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것 아닌가.

-지금도 검찰의 직접 수사는 전체 사건의 2% 정도다

△더 줄여야 한다. 검찰의 직접 수사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면 안 된다. 검찰 수사는 국회에서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찬성한 경우만 하고 그 수사에 대해서도 국회에서 계속 보고를 하는 등 통제를 받아야 한다. 모든 수사는 불편하고 통제 받아야 한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웅 전 부장검사 인터뷰
-권력을 좇아 정치권에 왔다는 비판도 있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권력으로 펌프질하는 공기인형’이라고 비꼬았다

△보시다시피 제가 허우대(신장 187㎝)가 크고 자세가 꾸부정해서 공기인형 느낌이 있긴 하다.(웃음) 권력을 좇았다면 소수당인 새보수당에 왔겠나. 유승민 의원이 당직자 고용승계 해달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절박한 곳인데 무슨 권력이 있나.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갈지 지역구 출마할지 정했나

△계속 고민하고 있는데 순간순간 마음이 바뀐다. 곧 결정할 예정이다. 지금은 통합신당인 미래통합당에서 큰 그림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일이 맡겨지면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겠다.

-국회의원이 되면 내고 싶은 1호 법안은

△정보경찰분리법을 만들고 싶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에서도 보듯 정보 경찰이 바로 수사를 하면 끔찍한 결과가 나온다. 정보경찰 폐지에 대해서는 법률전문가나 시민사회단체 등 공감하는 분들이 많아 힘을 합쳐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아는 게 그쪽뿐이니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으로 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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