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컴퓨터 업체 후지쯔는 일본 내 그룹회사를 포함해 오피스 공간을 2023년 3월까지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6일 발표했습니다. 후지쯔는 코로나19 확산 당시 약 8만 5000명의 사원들로 하여금 재택근무를 장려했었는데, 이젠 원칙적으론 모두 재택근무를 하게끔 만들겠단 겁니다. 후지쯔는 공장을 제외하고 오피스에 출근하는 사원을 평소의 25% 수준까지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후지쯔는 직원들에게 재택근무 보조금으로 월 5000엔을 지급하는 한편, 임차 중인 오피스 몇 곳을 비워 비용을 절감할 예정입니다.
최근 재택근무를 연장하고 나선 건 비단 후지쯔 뿐만이 아닙니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2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급하게 도입했던 재택근무를 일상화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페이스북 역시 마찬가지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CEO는 지난달 21일 향후 5~10년 내에 4만 5000명의 페이스북 임직원 중 절반이 원격근무를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IT 업체가 가장 먼저 나서긴 했지만 금융업체 마스터카드 역시 코로나19 백신이 출시될 때까지 전세계 지사 직원들의 재택 근무 체제를 이어가겠다고 말하기도 했죠.
오피스 시황의 경우 한 번 나빠지기 시작하면 급격히 나빠진다는 게 문제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일본의 도심 5개구(치요다·츄오·미나토·신쥬쿠·시부야)의 공실률은 2007년 말 3% 미만에서 2009년 9월 8% 가까이까지 급증한 바 있죠.
일본의 가장 큰 오피스 리츠인 닛폰빌딩펀드(Nippon Building Fund)는 올 초 89만엔까지 주가가 올랐으나, 현재는 65만엔 수준까지 내려온 상태입니다. 한 때 55만엔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올라오긴 했지만, 아직 전고점 수준에는 턱도 없는 셈이죠. 닛폰빌딩펀드의 주가 흐름이 어쩌면 코로나19 이후의 오피스 리츠의 앞날을 예고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