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미친 속도'와 눈맞추다…임희재 '아이 스토퍼'

2020년 작
정체한 자연 이미지에 속도 붙이는 데 관심
풍경사진서 이미지뽑아 작가만의 붓터치로
손에 잡힐 듯한 물성을 캔버스 밖으로 전달
  • 등록 2020-09-09 오전 4:05:01

    수정 2020-09-09 오전 4:05:01

임희재 ‘아이 스토퍼’(사진=드로잉룸)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치타인가 보다. 세상에서 가장 빠르다는 동물. 속도감 때문인지 뭉개진 형체를 휘날린다. 그럼에도 마치 땅과 한몸이 된 듯한, 아니 땅에서 끌어올린 듯한 기운을 내뿜는 중이다. 평화롭지만 강렬하다.

작가 임희재는 정체한 자연의 이미지에 속도를 붙이는 데 관심이 있단다. 구체적으로는 광고나 상업용 여행지 풍경사진에서 이미지를 뽑아 자신만의 붓터치로 새로운 생명력을 끌어내는 작업이다.

특별히 신경을 쓰는 건 촉각과 시각의 긴밀한 연결성이란다. 손에 잡힐 듯한 물성을 캔버스 밖으로 전달하려는 거다. “촉각은 움직임의 기억을 공유하는 특수한 능력이 있어, 그리는 행위는 정보에서 오는 괴리를 해소한다”고. 이를 위해 작가는 물감을 손으로 닦아내는 기법으로 ‘만지는 손이 만들어낸 흔적’을 화면에 입힌단다. 이 흔적의 경로에 보는 이의 시선도 따라오게 돼 있다는 거다.

질주하는 치타에게는 ‘아이 스토퍼’(Eye Stopper·2020)라 이름 붙였다. 시각적으로 사람의 눈길을 끄는 어떤 것이란 뜻이다. 보는 순간 특정 회사·제품을 바로 연상시키는 도안이나 패턴 같은 거 말이다. 적당한 경계도 필요하고, 팽팽한 긴장감도 심어야 할 터. 평면이지만 입체로, 멈춰 있지만 움직이는 듯한, 회화로 변주한 신세계가 아닐까 싶다.

9월 19일까지 서울 용산구 이촌로88길 드로잉룸서 이지연과 여는 2인전 ‘부풀어오르는 세계’(Expanded World)에서 볼 수 있다. 드로잉룸이 진행한 ‘2020년 신진작가 개인전 공모’ 선정작가전으로 꾸몄다. 캔버스에 오일. 162.2×112.1㎝. 작가 소장. 이유진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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