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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SG 한때 유행 아냐…지속가능기업에겐 필수적"

법무법인 세종 ESG 전담팀 인터뷰
"ESG 경영,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
"정부·기업 함께 법제화 논의해야"
"규제 순응도 높이면 ESG 늦지 않아"
  • 등록 2021-03-05 오전 6:09:00

    수정 2021-03-05 오전 7:41:31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과거 유행처럼 번졌던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등과 같은 것으로 쉽게 생각해선 안됩니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규제로 굳어지는 상황이라 이는 돌이키기 어려운 추세가 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기업이라면 반드시 ESG를 잘 실천해야만 합니다.”

법무법인 세종 ESG 전담팀


법무법인 세종의 ESG 전담팀을 이끌고 있는 이경돈 변호사는 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ESG 경영에 대해 “기업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기본 요소가 되고 있다”며 이를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로 정의 내렸다. 그렇기 때문에 각 기업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ESG 경영을 고민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를 위해 국제적으로는 다소 늦긴 했지만, 정부가 기업들을 함께 참여시켜 논의하는 방식으로 ESG 관련 법규와 규정을 만들어야 하며 그래야만 규제에 대한 기업들의 순응도도 높아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인터뷰는 팀장인 이 변호사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부원장을 역임한 이용국 고문, 환경분야 전문가인 황성익 변호사, 환경부 출신인 백규석 고문, 기업지배구조 전문가인 김병태 변호사, 금융분야 전문가인 송수영 변호사가 함께 했다. 다음은 법무법인 세종 ESG 전담팀과의 일문일답.

-세종이 ESG 전담팀을 만들게 된 계기는.

△이용국 고문이 세종에 합류하면서부터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최근 기업 입장에서는 ESG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인식하고들 있다. 로펌 변호사들은 기업을 주로 상대하다보니 그들이 절박하다고 느끼는 것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다만 이는 기존 컴플라이언스나 규제를 준수하는 것을 넘어서는 부분인 만큼 전통적인 로펌 업무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실제 미래의 규제가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는 미지의 영역이지만 로펌이 당연히 해야 하고 또한 잘 할 수 있다고 봤다. 유럽에서는 이미 ESG 관련 정보공개를 의무화하고 투자대상회사에 대한 ESG 재무적 영향을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우리도 공시 의무화와 같은 규제적 요소를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결국 ESG 관련 컴플라이언스나 규제가 표준화, 법제화될 수밖에 없는 만큼 정책이나 입법 쪽에서 전문성을 가진 고문들이 합류해 팀을 이뤘다.

-기업들이 ESG와 관련해 가장 고민하는 지점은.

△기업 별로 상황이 다르긴 하다. 대기업 계열사라면 이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이런 기업들조차도 보고서는 작성하고 있지만 ESG 요소를 제대로 내재화했다고 보긴 어려운 경우가 많다. ESG 가운데 환경인 `E`를 좀더 비중있게들 보고 있다. 최근에 비상장사 중에서도 중견 제조업체들이 환경과 관련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자문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E` 측면에서 보면 온실가스 다배출업종인 철강과 석유화학, 시멘트업종 등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다. 이들은 근본적으로 제조공법을 바꾸지 않는 한 넷제로(Net-Zero)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스코 같은 기업이 서둘러 가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의 경우에도 미지의 화학물질이나 용수 사용 등에 관심이 높다. 특히 이들은 가장 주목받고 있고 탄소국경조정세의 타깃이 되다 보니 더 절박한 것 같다. RE100은 많이들 고민하는 부분이다. SK그룹이 선제적으로 참여를 선언했지만 많은 기업들이 구체적인 방법론에서는 고민을 갖고 있다. 우리같은 전문가들이 그런 부분을 고민해서 전략을 만들어내서 제공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이경돈 변호사


-ESG에서 앞서 가는 해외에서 거래가 많은 기업들이 더 고민할 것 같다.

△실제 EU에서는 근로자가 500명 이상이고 자산총액 기준으로 보면 중견기업 정도만 되더라도 공급업체의 ESG 정보까지 공시하도록 돼 있다. 우리나라에서 EU에 부품 소재를 공급하는 기업들은 당장 역내 회사들에게 정보 공개를 요구받고 있다. 유럽 당국은 공급업체에 대해 실사까지 의무화하고자 한다. 이런 EU 기업들과 거래하는 국내 글로벌 기업이라면 현지법인도 규제대상이 될 수 있고, 이런 국내 현지법인과 거래하는 금융회사들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여전히 ESG가 한때 유행처럼 지나갈 것이라는 생각도 있다.

△사실 2000년대 초부터 CSR이 화두였고 ESG도 그 연장선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그런 인식은 버려야 할 것이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제반 규제가 강화하고 있는 만큼 이를 돌이키긴 어려울 것이다. 기업 컴플라이언스와 리스크 관리가 다 바뀌어야 한다. 실제 기업들이 투자하거나 인수합병(M&A)할 때 실사를 의무화해야 하는 등 이미 업무적인 일로 다가오고 있다. 기업 생존과 발전을 위한 기본 요소라는 점에서 패러다임 변화가 온 것으로 봐야 한다. 물론 모든 기업이 ESG를 잘 할 필요는 없다. 한계 기업이거나 생태계가 바뀌면서 자연스레 도태되는 기업들은 ESG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다만 지속가능을 원하는 기업이라면 이미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한 ESG를 외면할 수 없다. ESG는 계속기업을 전제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인 만큼 작은 항목별로 변화가 있을 순 있겠지만 계속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속가능 목표와 액션플랜, 기업 공시나 투자 기준 등에서 우리나라가 꽤나 늦었다고들 한다.

△규제 측면에서 보면 늦어지고 있는 게 맞다. 코스피 상장사들에게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의무화하는 시기가 2030년이다. 국가 어젠다로서 `넷제로` 목표가 2050년이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 3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의무화 시기는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아니 엇박자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다만 규제의 시기보다는 디테일이 중요하다. 규제의 세부 내용을 어떻게 채워갈 지 논의하는 일을 활성화한다면 그리 늦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또한 규제 도입이 빠르다 늦다라는 판단보다는 당사자인 기업들이 이를 체화해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시기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규제를 만들 때부터 기업들이 참여해 논의를 주도할 수 있도록 하는 체제로 가야 한다. 규제자와 피규제자가 함께 참여해 룰을 셋팅해야만 규제에 대한 순응도가 높아질 수 있다.

-ESG 정보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제출 의무화에 대비해 기업이 할 일은.

△ESG가 마치 해외에서 수입된 것이라 느껴 자발성 없이 따라가는 기업들이 많다. 그래선 안된다. 사실 ESG라고 해서 우리 기업들이 해오지 않았던 일이 아니다. 다만 ESG 관점에서 기업이 가진 핵심 리스크 팩터를 파악하고 이를 평가 측정해 이해관계자와 사회에 보여주라는 것이다. 사업장 마다 이를 어떻게 만들 지 고민하면 된다. 원래부터 기업이 당연히 해야 하고 해오던 일인데, 변화된 환경에 맞춰 ESG 관점에서 다시 점검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몇몇 기업들을 보면 컨설팅을 받아 ESG 평가를 잘 보여주려고 애쓴다. 이는 규제에 맞춰 껍데기만 바꾸는 것이지 기업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진정성이 중요한 것 같다. 경영진과 임직원 모두가 문제의식을 인식하고 이를 바꾸자고 진정성을 가진다면 길이 보일 것이다.

-기업 내 어떤 직급에서 주로 관심을 갖나.

△그동안엔 기업 IR 조직에서 어떻게 하면 ESG 등급을 높일 수 있는지를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 중견기업 오너가 직접 전화해서 임원 세미나에서 강연을 요청하기도 하는 등 인식이 광범위해지고 있다. 고위 경영진 레벨로 관심이 차츰 올라가고 있는 것 같다. 이젠 국내 기업인들 중에 ESG를 모르는 분은 없는 것 같다. 오히려 개별 기업보다는 재계 단체에서 ESG를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동종 업종이나 기업군 별로 서로 함께 논의하고 협력하는 일을 이런 단체들이 주도해 줬으면 좋겠다.

-다른 로펌들에 비해 세종 ESG 전담팀이 가지는 강점은.

△정부기관에서 일했던 이용국 고문과 백규식 고문 등이 포진돼 있고 금융전문가와 신재생에너지, 기업 지배구조 등의 전문 변호사들이 고루 포진돼 있다. 다른 로펌에서는 환경에 치우치는 경향이 많은데, 우리는 기업 지배구조와 환경 및 산업안전 등 다방면의 전문가가 있다. 특히 ESG 경영에서 가장 선도적인 곳이 금융회사들이다 보니 금융팀 소속 변호사들이 다수 포함되는 등 총 30명 정도의 전문가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 특히 결국 균형 잡힌 인재풀을 가지고 운영하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다. 통합적 관점에서 뷰를 가지고 전략과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아울러 대형 로펌 중에서 세종은 전통적으로 기업 자문에 가장 큰 강점을 가지는데, 그런 점에서 ESG와 관련한 M&A, 기업 투자 전반을 그 어떤 로펌이나 자문사보다 더 앞서서 자문할 수 있다.

-국민연금의 ESG 투자 확대가 기업 경영에 개입할 리스크는 없나.

△과거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을 만들 때에도 말이 많았다. 의결권 행사를 어느 정도 할 것인가가 숙제였고 그 정의도 완벽하게 안 됐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ESG 문제기업이라고 해서 이들 기업에 대한 주주제안을 하는 부분에서 어디까지가 경영권에 해당되는 안건인지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정리하지 못했다. 다만 국민연금에서 ESG 요소를 감안해 의결권을 행사한다고 할 때 책임투자 차원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국민연금의 의사결정 수준도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어야지 기업 가치에 도움이 안되는 안건을 제안해 사회적 논란을 만들기야 하겠는가. 그렇게 돼선 절대 안된다. 집사가 권한을 남용하자는 것은 안되는 일이다. 국민연금도 이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원칙만 잘 지켜진다면 오히려 국민연금이 ESG가 잘되는 기업에 투자하는 일은 수익률이나 해당 기업들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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