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정의 거짓말' 첼리스트[주간인물]

지난달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청담동 술자리' 의혹
"윤석열·한동훈·김앤장 변호사 목격" 진술 근거였으나
명예훼손 고발당한 목격자가 경찰조사에서 "거짓말" 진술
김의겸 의원 "유감"이라지만, 한동훈 법무 "책임질 시간"
  • 등록 2022-11-26 오전 10:00:00

    수정 2022-11-26 오전 10:00:0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월19일이나 2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이세창 전 자유연맹 총재와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30여 명이랑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

지난달 24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나온 의혹입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튜브 매체 ‘더탐사’와 ‘협업’하고 제기한 것입니다. 익명의 제보자가 자기 여자친구에게서 이런 내용을 확보하고 더탐사에 제보했습니다. 여성은 제보자와 나눈 통화에서 “한동훈이랑 윤석열이 (청담동 한 술집에) 왔다. 술 마시고 노래를 불렀다. 경호원도 왔다”고 말했습니다. 당사자 이 전 총재가 “격려하는 모임이었느냐”는 더탐사의 질문에 “맞습니다”라고 말하는 통화 녹음 파일도 공개됐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국정감사장에서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한 장관은 “저 자리에 갔으면 법무부 장관직을 포함해 앞으로 어떤 공직이라도 걸 것”이라며 “의원님은 무엇을 걸 것이냐”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전 총재와는 스친 적도 없다”며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고, “내가 술을 못 마시는지는 아시느냐”고도 했습니다. 이 전 총재는 의혹에 대해 언론에 “소설 쓰는 것”이라고 했고, 더탐사 통화의 발언은 “짜깁기 당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의혹에 대응했습니다. 의혹 제기 이틀 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찬대 최고위원은 “반드시 TF를 구성해 (의혹에 대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했습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여당이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하려고 하자 “특검으로 밝히자”고 했습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사실이면 제2의 국정농단”이라고 했습니다.

한 장관은 계속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그는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튜브 등으로 유포한 더탐사와 관계자들, 이에 협업했다고 스스로 인정한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물을 것”(10월25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허위사실 유포자의 피해자로서 당 차원의 진솔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다”(10월27일)며 “공당이 음모론에 올라탄 것이다. 책임 있는 공당으로서 다시 사과를 요구한다”(11월14일)고 밝혔습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사진=뉴스1)
의혹은 보완할 부분이 있어 보였습니다. 시기와 장소가 특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건이 일어난 ‘19~20일 새벽’은 일시 범위가 넓었습니다. 청담동 고급 술집이 어디인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또 다른 핵심 당사자(김앤장 변호사)는 30여 명이나 됐으나 누구 하나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은 “이런 문제 제기가 근거 없이 되는 건 지양돼야 할 일”(10월26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이라고 공개적으로 우려했습니다.

의혹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근거는 목격자의 증언이었습니다. 여성이 남자친구와 통화에서 한 발언을 얼마나 신빙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죠. 첼리스트로 알려진 이 여성은 의혹이 제기된 이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발인 신분으로 지난 23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는 조사실에서 “(청담동 의혹은) 전 남자친구(익명의 제보자)를 속이려고 거짓말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여성의 변호인도 해당 취지로 진술한 점을 언론에 확인했습니다.

그러자 김의겸 의원은 지난 24일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청담동 술자리’를 봤다고 말한 당사자가 경찰에서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 의혹을 공개적으로 처음 제기한 사람으로서 윤석열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 그리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국정과 관련한 중대한 제보를 받고, 국정감사에서 이를 확인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다시 그날로 되돌아간다 해도 저는 다시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한 장관은 같은 날 국회 본회의에 출석하며 기자들을 만나 말했습니다. “파도가 밀려 가면 누가 바지 벗고 수영을 했는지 알 수 있다고 하지 않느냐. 이제 파도가 물러났고 책임질 시간이다.” 허위 의혹을 제기한 관련자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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