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조금만 60조' 중동항공사, 한국 하늘길도 위협

[적자생존 항공산업]④중동 ‘황소개구리’에 하늘길 잠식 우려
  • 등록 2019-08-07 오전 6:00:00

    수정 2019-08-07 오전 6:00:00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아랍에미레이트(UAE) 아부다비에서 7~8일(현지시간) 열리는 한-UAE 항공협정 회담을 앞두고 국내 항공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전 세계 항공산업을 잠식하는 ‘황소개구리’로 불리는 중동 항공사들이 한국 하늘길 장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UAE는 이번 회담에서 한국 정부에 인천공항을 오가는 주요 노선 증편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에미레이트항공과 에티하드항공은 인천~두바이와 인천 아부다비 노선을 각각 주 7회씩 운항하고 있는데, 이를 각각 주 14회로 늘려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적 항공사 가운데 대한항공(003490)이 인천~두바이 노선을 운항하고 있지만, 운항편수는 중동 항공사의 절반에 그치고, 공급좌석수는 5분의 1 수준이다. 항공권 가격도 중동 항공사들이 20~30%가량 저렴하게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에미레이트항공과 에티하드항공의 운항횟수가 늘어나면 대한항공은 경쟁이 불가능해진다.

더 큰 문제는 중동 항공사들이 중동 지역 뿐 아니라 유럽 노선까지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UAE는 이번 증편을 통해 유럽 환승 수요를 흡수한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에미레이트항공 이용객 중 72%, 에티하드항공 이용객 중 63%가 UAE를 거쳐 유럽이나 아프리카로 가는 승객이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UAE의 요구대로 증편할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일부 유럽 노선 폐쇄까지 고려해야 하는 위기에 처한다”며 “일단 국내 항공사의 노선이 없어지면 중동 항공사들이 비행기표 가격을 마음대로 높일 수 있게 된다”고 우려했다.

중동 항공사들이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내놓을 수 있는 배경엔 UAE 정부가 주는 불법 보조금이 있다고 업계는 주장한다. 지난달 미국 아메리칸항공·델타항공·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들은 미국 일간 USA투데이에 낸 공동 기고문을 통해 “지난 10년간 UAE와 카타르의 항공사가 정부로부터 500억달러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아 공정하지 못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유나이티드항공은 워싱턴~두바이 노선을, 델타항공은 애틀란타~두바이 노선을 없앴다. 유럽연합(EU)에서도 루프트한자·에어프랑스 등이 몇몇 중동·아시아 노선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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