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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A씨는 지난해 5월 여성 B씨를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수차례 성관계를 갖는 등 평범한 연인처럼 지냈지만 미혼이던 A씨는 B씨가 자녀가 있는 유부녀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러던 중 A씨는 교제한 지 4개월이 지난 무렵 B씨의 결혼 사실을 뒤늦게 알게 돼 큰 충격을 받았다. A씨는 즉각 B씨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B씨에게 피해 보상을 받고 싶었던 A씨는 “속인 대가로 3500만원을 달라. 안 주면 당신 남편과 자녀에게 관계를 폭로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B씨는 금전 지급을 거절하고, A씨에 대해 공갈미수죄로 경찰에 고소했다. 졸지에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게 된 A씨는 B씨를 상대로 3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B씨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처음 사귈 당시부터 A씨는 제가 유부녀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형사고소와 별도로 “협박으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A씨를 상대로 3000만원을 요구하는 맞소송으로 응수했다.
법원은 일단 “B씨가 A씨에게 결혼사실을 숨기고 만난 것은 맞다”며 A씨 주장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B씨의 불법행위로 A씨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는 것은 명백한 만큼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돈을 주지 않으면 가족에게 알리겠다’는 A씨의 행동도 불법행위가 명백한 만큼, A씨 역시 B씨에게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 책임이 있다며 손해배상액을 동일하게 1000만원으로 책정했다.
A씨는 이와 별도로 현재 경찰에서 공갈미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