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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거래소 10곳 중 9곳은 문 닫는다"

특금법 통과로 암호화폐 사업자, '신고 의무' 부과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보유·ISMS 인증 획득·대표 범죄 없어야
내년 9월까지 기준 맞춰야.."대규모 구조조정 나타날 것"
  • 등록 2020-03-12 오전 6:00:00

    수정 2020-03-12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많아야 열 곳 정도만 살아남을 겁니다. 지금부터 닫을 준비 하는 곳도 있어요.”

‘비트코인’ 붐을 타고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암호화폐 거래소 10곳 중 9군데는 폐업의 기로에 서게 됐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암호화폐 거래소가 제도권 진입의 문이 열렸지만, 다른 한편으론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업체들은 모두 문을 닫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활동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는 200여곳. 비트코인붐이 한창이던 지난해 500~600여 곳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규모가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도 한달에 한 두개의 거래소가 새로 문을 연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그런데 지난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특금법’ 이후 판도가 완전히 바뀔 전망이다.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특금법의 핵심은 암호화폐거래소의 ‘제도권 편입’이다. 일단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법 시행 이후 6개월 후인 내년 9월까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반드시 신고를 해야 한다. 그냥 단순히 신고하는 게 아니라 이들 업체는 실명 확인이 가능한 입출금 계정을 보유해야 하고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해야 하며 대표자 역시 범죄 경력이 없어야 한다. ‘신고 수리’라고 법안에는 표현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인·허가 제도인 셈이다. 신고가 수리돼야만 영업을 할 수 있다.

이 같은 신고 절차를 거치지 않고 영업을 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그간 실체 없이 운영되던 거래소들이나 자금세탁으로 이용되던 암호화폐의 대규모 퇴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암호화폐 업계에서 실명계좌개설이나 ISMS 인증 등을 할 수 있는 중소형 업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기준 실명확인 거래계좌를 이용하는 업체는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네 곳 뿐이다. 업비트는 기업은행, 빗썸과 코인원은 NH농협은행, 코빗은 신한은행의 실명확인 거래계좌 확인을 맺고 있다. ISMS 인증을 획득한 업체 역시 지난해 말 기준 7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내년 9월까지 시간이 있다고 해도 10개 가량의 업체를 제외하고 나머지 190여개의 암호화폐 거래소가 퇴출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 관계자는 “실명계좌 개설에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은행과 연결을 하는 만큼, 은행들이 유동성이 풍부하고 안정성이 있는지 실사 등을 거치고 6개월 마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와서 점검을 한다”면서 “중소형 업체들로선 경제적 부담이나 시간적 압박이 만만치 않을 것이고 실질적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암호화폐가 자금세탁 등으로 악용되는 경우를 막기 위해 특금법이 마련된 만큼, 거래소들의 옥석가리기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법이 마련되며 올해 6월 시작되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암호화폐 가이드라인 이행점검에도 대비, 국제적 기준에도 맞출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금융당국이 강조하는 부분이다. 금융위 측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이 제고됐다”고 말했다.

다만, 거래소들이 한꺼번에 문을 닫게 되면서 투자자들 역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위 측은 “아직 시행령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업계나 전문가의 이야기를 계속 청취하면서 암호화폐 거래를 제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도 불가피한 구조조정이라는 입장이다. 한국블록체인협회 측은 “이번 개정안은 제도권 진입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관련 규정을 마련하는 작업에도 회원사를 비롯해 업계 입장을 반영할 수 있도록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제도권으로 들어오면 세금 문제도 본격적으로 불거질 전망이다.

업계는 암호화폐를 주식,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양도소득’으로 묶어 ‘양도소득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거래할 때마다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암호화폐는 투자자산으로 봐야 한다는 게 암호화폐 업계의 입장이다.

반면 암호화폐를 자산이 아닌 ‘화폐’의 성격으로 두고 보면 복권처럼 ‘기타소득세’ 방식으로도 과세를 부과해야 한다. 보통 기타소득세는 60%를 필요경비로 공제하고 나머지 40%에 대해 20%의 세율로 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암호화폐를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과세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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