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호의 PICK]성매매의 어두운 역사, 무대로 끄집어내다

5일 개막 앞둔 연극 '공주들2020'
'파격 행보' 극단 신세계 올해 첫 공연
위안부·N번방 등 성매매 문제 고발
"성을 구매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질문
  • 등록 2020-06-01 오전 5:30:00

    수정 2020-06-01 오전 5:3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극단 신세계는 현재 연극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일상에 스며든 포르노 현상을 고발한 ‘그러므로 포르노’, 집단주의의 광기를 그린 ‘파란나라’, 페미니즘을 대표하는 고전을 도발적으로 재해석한 ‘이갈리아의 딸들’ 등 내놓는 작품마다 파격적인 이야기로 연극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켜 왔다.

오는 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개막하는 연극 ‘공주(孔主)들2020’은 극단 신세계의 올해 첫 공연이다. 2018년 ‘혜화동 1번지 6기 동인 가을 페스티벌-막판 스퍼트’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이듬해 제40회 서울연극제 공식 선정작으로 재연해 우수상, 신인 연기상(양정윤), 관객평가단 인기상을 수상했다.

연극 ‘공주들2020’ 콘셉트 이미지(사진=극단 신세계).


‘공주들2020’이 던지는 화두는 ‘성매매’다. 제목의 ‘공주’는 구멍 공(孔)과 주인 주(主)를 합친 말로 ‘구멍의 주인’을 뜻한다. 작품은 일본군 위안부를 시작으로 한국군 위안부와 미군 위안부, 그리고 베트남 한국군 민간인 학살과 기생관광, 집결지를 거쳐 가장 최근의 N번방 사건까지 ‘대한민국의 성매매 100년 역사’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초연, 재연과 달리 제목에 ‘2020’이 더 붙었다. 2020년인 바로 지금의 시선으로 성매매 문제를 새롭게 다룬다는 의미가 담겼다. 극단 신세계 고유의 공동창작 작업 방식으로 동시대성을 반영해 공연을 새롭게 창작했다. 출연 배우도 기존 10명에서 12명으로 늘어나 인물 구성을 다양하게 했다.

극단 신세계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수정 연출은 “2018년 ‘미투’ 운동으로 시작한 ‘공주들’은 지난해 버닝썬 사건, 올해 N번방 사건과 최근 있었던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등이 연결되며 계속해서 작품이 달라지고 있다”며 작품이 다루는 성매매 문제의 동시대성을 강조했다.

올해는 버마(현 미얀마)에서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한 문옥주 할머니, 일본군 위안부에서 미군 위안부로 살아오며 아들을 베트남으로 파병 보낸 사실을 증언한 심순악 할머니, 미군 위안부 피해자에서 여성 운동가로 살아온 김연자 할머니 등의 증언이 추가됐다. 긴 역사를 통해 지속돼 온 성매매가 과거의 일이 아닌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일이 아닌지에 대한 고민을 관객과 함께 나눈다.

작품은 인권의 문제로 접근해야 하는 성매매를 ‘성’에 포커스를 맞추고 바라보는 사회를 향해 질문을 던진다. 김 연출은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지금도 ‘성매매’라는 인권침해는 계속되고 있다”며 “‘공주들2020’은 성매매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성을 구매하는 것은 우리 주변의 사람이라는 이야기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 중장기창작지원사업 선정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배우 강주희, 고용선, 권주영, 김보경, 김선기, 김정화, 김해미, 김현규, 남선희, 민현기, 양정윤, 이강호가 출연한다. 코로나19 대비를 위해 극장 입장 시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 필수를 안내하고 ‘거리두기 객석제’를 도입해 공연을 진행한다. 공연은 14일까지.

연극 ‘공주들2020’ 콘셉트 이미지(사진=극단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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