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천연치약 없나요?"…직구족·셀프족 는다

아모레 '치약 사태'로 화학물질 없는 치약 관심 늘어
천연치약 직구로 구입하거나 만들어 쓰는 트렌드 확산
  • 등록 2016-10-02 오전 9:11:12

    수정 2016-10-02 오전 9:12:00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30대 여성 직장인 김가희씨는 해외 직구대행 사이트에서 이탈리아산 천연치약인 마비스(MARVIS)를 한 상자 주문했다. 집에서 쓰던 아모레퍼시픽(090430) 메디안 치약에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CMIT·MIT)이 함유됐다는 뉴스를 보고 나서다. 굳이 치약을 해외 직구로 살 필요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건강 걱정에 해외에서 천연 계면활성제를 사용해 만든 치약을 사기로 결심했다. 김씨는 “화장품이나 미용제품을 해외 직구로 구매한 적은 있지만 치약은 처음”이라며 “국산 다른 치약 제품에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이 안 들어갔다고 하는데 아직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20~30대 여성들이 주로 모이는 커뮤니티나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최근 해외 직구로 치약을 구매해 본 경험담과 구매후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촉발된 생활용품 ‘화학물질 포비아’가 방향제·탈취제에 이어 치약으로 옮겨붙으면서다. LG생활건강(051900)·애경의 치약에는 CMIT·MIT가 들어있지 않고 아모레퍼시픽의 치약은 함유량이 유럽연합(EU) 기준(최대 15ppm)의 1만분의 1 수준(0.0022∼0.0044ppm)에 불과하지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치약에 대한 불신이 증폭되면서 천연치약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천연 유기농 화장품 편집숍인 오가닉박스(www.organicbox.co.kr)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치약 파동 이후 사이트 유입률이 평소보다 2배 늘었고, 특히 대표 치약제품인 독일산 ‘바이오덴트’ 판매량은 1.5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오가닉박스 관계자는 “이미 가습기 살균제 파동 이후 사이트 유입률이 늘었는데 치약 문제로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치약은 매일 사용하는 등 일생활과 밀접해 앞으로 더 천연치약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 방식인 소금으로 이를 닦거나 천연치약을 만들어 쓰는 ‘셀프족’도 늘고 있다. 천연치약은 정제수에 베이킹소다를 넣은 뒤 따뜻한 물에 중탕해 완전히 녺인 다음, 충치를 예방할 수 있는 자일리톨·죽염과 식물성 계면활성제인 애플워시를 섞어 만들면 된다. 3살 아이를 둔 주부 김아민씨는 “처음에는 만들어 쓰기 귀찮았는데 치약은 가족 모두 사용하는 생활필수품이어서 번거로워도 직접 만들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치약은 수용성 물질과 지용성 물질이 잘 섞이도록 촉진하는 계면활성제를 사용하는데, 천연치약은 이를 화학합성물질이 아닌 천연성분으로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천연치약으로 이를 닦으면 거품이 잘 안 나지만, 익숙해지면 치아를 더 꼼꼼하게 닦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

△‘바이오덴트’ 유기농 치약(사진=오가닉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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