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폐업분류 싸이월드, 불안하지만 접속 가능..왜?

잠겨있는 사무실..직원들 없어
SK컴즈와 KT에서 서버 운영..과기정통부, 협조요청
“지켜봐 달라”는 싸이월드..데이터유실, 해킹 피해 우려도
방통위, 싸이월드에 이용자 보호 감독 강화해야
  • 등록 2020-06-06 오전 8:18:22

    수정 2020-06-06 오전 8:38:5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경영난으로 지난 5월 26일 사업자등록이 말소된 싸이월드. 하지만 6월 6일 오전 7시 현재 접속이 가능하다. 사진=싸이월드 접속화면 캡처.


지난 5월 26일 담당 세무서에 의해 폐업 사업장으로 분류된 싸이월드가 6월 6일 오전 7시 현재 접속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싸이월드 도토리가 최종 폐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한 것과 다르죠. 세무서는 사업자가 부도발생, 고액체납 등으로 소재 불명일 경우나 사실상 폐업 상태에 있는 경우 사업자등록을 말소해 직권 폐업을 합니다. 하지만 이 때도 아예 사업을 못하는 것은 아니죠.

현재 싸이월드의 상황은 어떻고, 직원들이 대부분 퇴사한 상황에서도 서비스는 불안하지만 돌아가는(?)이유는 뭘까요?

또, 정부는 무책임한 싸이월드 사태를 계속 방치해야 할까요?

잠겨있는 사무실..직원들 없어

지난 4일 직접 싸이월드 사무실을 현장조사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가보니 문이 잠겨 있고 직원은 없었다”고 합니다.

원래 싸이월드는 서울시 송파구 위례성대로 10(방이동, 에스타워)의 주소지에서 3개층을 임대해 쓰다가 경영난으로 1개층으로 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직원들은 볼 수 없고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CEO)와 CTO A씨만 정부와 연락이 닿는다고 하죠.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대표는 계속 사업을 하겠다고 그랬고 CTO도 같은 입장”이라면서 “사람이 없어서 자기들도 정말 힘들다고만 하고 있다”고 답답해 했습니다.

▲국세청 홈택스에서 싸이월드의 사업자등록상태 조회 화면


SK컴즈와 KT서버 운영..과기정통부 “끊지 말아달라” 요청

싸이월드의 회원 수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지만 최대 20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재 홈페이지 접속과 앱 다운로드 등은 불안하지만 가능합니다.

사업자등록도 말소됐고, 직원도 없는데 어떻게 운영이 유지되는 걸까요? SK텔레콤 자회사 SK커뮤니케이션즈와 KT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서버를 넣어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싸이월드 폐업’ 사실이 보도된 지난 4일 접속 폭주로 사이트가 마비됐지만 그 이후에는 기본적인 운영은 이뤄지고 있습니다.싸이월드 자체 기술인력이 없다 보니 데이터베이스(DB)가 버벅대고 잘 로그인이 안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전해지지만요.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SK컴즈와 KT에) 부탁해서 당장 끊지 말아 달라고 했지만 비용 지불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워낙 많은 이용자의 추억들이 남아 있다 보니 정부가 서버를 살리기 위해 다른 기업에 협조를 요청한 겁니다.

하지만, SK나 KT가 싸이월드 측으로부터 회선 사용비나 서버 운영비 등을 받지 않고 영원히 운영해줄 순 없는 일입니다.

“지켜봐 달라”는 싸이월드..데이터 유실, 해킹 등 2차 피해 우려도

추억의 도토리 이용자들을 불안하게 만든 싸이월드는 이용자보호를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다는 비판에 휘말렸습니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에 “폐업할 생각은 없다. 전기통신사업법상 폐업시 30일 전 고지는 지키겠다”고만 하고 있죠. 전기통신사업법만 지키면 문제 없다는 생각인지 답답합니다.

허술한 DB관리는 자체로 유실 위험을 낳을 뿐 아니라, 해킹 등 다른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 사진이나 영상, MP3파일을 다운 받아도 싸이월드 서버에는 남아 있는 만큼, 싸이월드에 있는 데이터양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런데도 싸이월드 측은 홈페이지에 현재 상황을 설명하는 어떠한 공지글도 올리지 않았습니다. 기자들 문의에 답변하지 않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물론, 사업하다 보면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때 천하를 주름잡던 대한민국 1세대 소셜미디어가 이처럼 ‘이용자 보호’에 무관심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전기통신사업법과 정보통신망법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부족하다면 21대 국회에서 법적인 보완을 추진해야 할 듯합니다.

전기통신사업법에는 과기정통부 장관이 직접 폐업을 결정할 수 있는 조항도 있지만, 이 경우 오히려 이용자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어 과기정통부는 신중합니다. 싸이월드 스스로 폐업을 결정하지 않았으니 정보통신망법 상 개인정보 삭제 요구 등을 할 수도 없죠.

▲싸이월드 사태에 적용가능한 정보통신망법 30조와 위반시 조치사항(출처: 방통위)


방통위, 싸이월드에 이용자 자료 제공 감독 강화해야

다만, 쓸 수 있는 규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정보통신망법 30조 조항(이용자의 권리)을 활용하는 겁니다. 이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출범하는 8월 5일 이전에는 방송통신위원회 소관입니다.

이에 따르면 ‘이용자는 언제든지 자료 열람이나 제공을 요구할 수 있고. 오류가 있으면 정정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사업자는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받습니다.

방통위가 이 법 조항을 근거로 싸이월드에 행정 예고를 해서 ①이용자에게 ‘자료 제공이나 오류 정정을 요구할 권리’가 있음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②싸이월드가 이용자 자료 백업 등을 제대로 하는지 적극적으로 감독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사실 아무리 부가통신사업자(인터넷기업)라고 해도 최소한의 이용자 보호 규제는 필요하지 않느냐”면서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면 벌떼처럼 달려드니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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