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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에너지 빌딩은 목적과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건축물 에너지 효율 1++등급 이상을 취득하고 에너지 자립률이 20% 이상인 건물로 정의하고 있다.
건축물 에너지 효율 1++등급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건축물의 에너지 요구량을 최소화하는 패시브 기술과 소비량을 최소화하기 위한 액티브 기술이 필요하며, 에너지 자립률을 갖추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필요하게 된다. 건축물의 에너지 요구량을 최소화하기 위한 패시브 기술에는 고단열, 열교방지, 고효율 창호, 기밀, 일사제어, 효율적 배치 및 조닝 등의 기술이 필요하며, 건축물의 에너지 소비량을 최소화하기 위한 액티브 기술에는 고효율의 폐열회수, 제습, 냉난방, 급탕 기기, 효율적 시스템 운전 등의 기술이 필요하다.
제로에너지 빌딩의 목표인 제로에 도달하기 위하여는 기존의 일반 건축기술을 훨씬 뛰어넘는 최고의 패시브 기술, 액티브 기술,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필요하므로, 최첨단 산업기술에 의한 최첨단 제품이 뒤따르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액티브 기술을 위해서는 필요 환기량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고효율 폐열회수 환기장치, 고효율 펌프, 팬 및 히트펌프, 반송동력과 열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분배시스템 설계, BEMS 등의 제품 및 소프트웨어 산업이 필요하다. 주택의 온돌 시스템도 기존의 제품으로는 극심한 과열이 일어나 제로에너지 빌딩을 위한 새로운 제품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위해서는 태양광, 태양열, 지열, 연료전지 등의 기술이 필요하나, 에너지 요구량이 최소화된 공간을 저에너지로 효과적으로 냉난방하기 위한 시스템기술이 적극적으로 요구된다.
이렇게 제로에너지 빌딩은 최첨단 산업의 제품과 시스템 기술이 같이 융합되어야 하는 것으로, 제로에너지 빌딩의 보급 확대는 관련 산업의 고도화를 촉진하고, 수요 확대를 통한 관련제품의 가격을 낮출 수 있어, 제로에너지 빌딩의 경제성도 확보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또 제로에너지 빌딩은 에너지 절감으로 인한 온실가스 감축 효과뿐만 아니라, 국가의 에너지 안보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관련 산업의 활성화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리와 같이 제로에너지 빌딩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의 거대한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제로에너지 빌딩은 에너지 제로에만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니라, 거주자의 안녕과 쾌적을 확보해 주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다른 건물보다 더 쾌적하고, 건강하며, 안전한 거주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온실가스 저감까지 할 수 있는 미래의 주거상이다.
김광우 서울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