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도 지갑 '리오프닝'…1000만원 벌면 580만원 썼다

상위 20% 평균소비성향 57.8%…코로나 이후 최대
실질소비지출 증가율 12.4%로 전체평균 2배 수준
단체 여행비 713% 폭증…교통 분야도 77%↑
  • 등록 2023-05-28 오전 10:23:02

    수정 2023-05-28 오후 7:24:46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선언으로 일상 회복이 가속화하면서 소득 상위 20%(5분위) 고소득층이 모처럼 지갑을 활짝 열었다. 이들은 외식과 여행 등 외부 활동을 늘리면서 전반적인 내수 증가세를 견인했다. 소비 회복 흐름에 따른 경기 개선 기대감 등으로 소비자들의 심리는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전체 가구 실질소비지출 증가율 6.4%


28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5분위 계층의 평균소비성향은 57.8%를 기록했다. 평균소비성향은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가계가 실질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자금 중 몇 %를 소비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소비성향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를 늘렸다는 의미다.

이번 5분위의 소비성향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1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5분위 계층의 평균소비성향은 △2020년 55.0% △2021년 56.5% △2022년 51.4%였다. 2019년 1분기 59.8%와 비교해보면 다소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소득 상위 20%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소비 수준에 가장 근접한 계층으로 분류된다. 올해 1분기 소비성향을 2019년 1분기와 비교해보면 상위 20% 가구는 평균소비성향의 96.7%를 회복했다. 반면 올 1분기 전체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70.7%로, 2019년 1분기(75.8%)와 비교해 93.3%를 회복하는데 그쳤다.

고소득층은 올 1분기 중 소비자물가가 4.7%나 오르는 상황에서도 강력한 소비력을 보여줬다. 물가 영향을 제외한 이들 계층의 1분기 실질소비지출 증가율은 12.4%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단연 가장 높았다. 같은 시점 전체가구 평균인 6.4%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1~5분위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앞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이들의 1분기 실질소비지출 증가율은 △2020년 -3.0% △2021년 -2.1% △2022년 -2.1% 등으로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고소득층은 고물가를 뚫고 다양한 여가 생활을 즐긴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중 교통 분야 실질지출을 77.7% 늘렸다. 자동차 구입이 184.1%나 늘어난 부분도 있지만 항공기와 여객선 등이 포함된 기타운송이 119.4%, 철도운송비용이 98.3%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맞물려 이동량을 대폭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

오락·문화 지출도 27.6% 늘렸다. 특히 단체 여행비가 713.5%나 폭증했다. 음식·숙박 지출도 10.7%나 늘렸다. 이중 숙박 부분 지출은 21.1%로 특히 높았다. 외식과 여행, 문화 등 외부 활동을 대폭 늘린 것이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실질소비지출 증가율은 8.6%로 5분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하지만 이들은 주거·수도·광열(23.1%)에 가장 많은 지출을 했고, 식료품·비주류음료(19.0%), 보건(13.9%)에 주로 지출이 이뤄지는 등 생활 필수 비용에 대한 지출이 대부분이었다.

지난달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개선 기대에 5월 소비자 심리지수 1년 만 최고치

한편 코로나19 엔데믹 선언으로 소비가 회복되고 경기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확산하면서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는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국은행의 ‘5월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 심리지수(CCSI)는 98.0으로 2.9포인트 상승해 작년 5월(102.9) 이후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CCSI는 장기평균치(2003∼2022년)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낮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한은은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비 회복 흐름에 따른 내수 부진 완화 기대감 등으로 CCSI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의류비, 외식비, 여행비 등 오락문화를 중심으로 지출이 높아질 것이라고 응답할 경우 소비성향이 높아진다고 보는데, 이런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다만 고금리, 고물가라서 소비심리가 반등하는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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