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우의 스카이토피아]착한 사람이 만드는 착한 드론

네팔 재난구조 활동에 투입 예정..'엔젤스윙'
  • 등록 2015-06-28 오전 10:45:25

    수정 2015-06-28 오후 1:49:05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드론의 상용화가 가시화되면서 사생활 침해 등 드론의 역기능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드론을 이용해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달하려는 청년이 있다. 미국 조지아텍 항공우주대에 재학 중인 박원녕(25) 씨가 주인공이다.

박 씨는 드론을 이용해 네팔 지진 피해지역의 지리정보를 파악해 현장에 있는 NGO와 시민단체에 기부하는 ‘엔젤스윙’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보다 수월한 재난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엔젤스윙 프로젝트는 중동의 이슬람교 정통파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의 만행을 접하면서 시작됐다. 이라크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민병대를 조직해 IS의 위협으로부터 마을을 직접 보호하고 있었으나 정찰수단 부재로 인해 언제 올 지 모르는 적들을 살필수가 없었다.

더욱이 전쟁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민병대가 수천만원에 달하는 정찰용 드론을 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박 씨는 이처럼 드론이 필요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드론을 이용하지 못하는 재난 지역에 드론을 보급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재난지역에서 드론은 생각보다 훨씬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재난 국가나 지역에서는 고가의 드론을 운영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저가의 드론을 직접 제작하게 됐다”

하지만 직접 드론을 제작하기에는 대학생 신분에 자금사정 넉넉치 않았다. 막연한 꿈으로만 남을 줄 알았던 시간. 그러던 중 2015년 4월25일 네팔에 규모 7.8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박 씨는 ‘앞으로 미룰 수만은 없다’고 생각하고 본격적인 자금 모음과 드론 제작에 들어갔다.

그가 자금마련 수단으로 활용한 것은 벤처기업 자금줄로 떠오르고 있는 크라우드펀딩이었다. 그는 지난 5월14일부터 한달 동안 300만원을 목표로 크라우드펀딩사이트 ‘와디즈’에서 자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개설 7일만에 목표액의 47%를 모았으며 최종 339만원으로 목표액을 10% 초과 달성했다.

박 씨는 드론 제작 비용을 낮추기 위해 필수적인 부품들을 아마존 등 해외 직구를 통해 구매했다. 또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로부터 기존의 모듈들을 활용해 지리정보 매핑에 필요한 공학적 설계에 들어가는 비용을 4분의 1로 대폭 줄였다. 박 씨가 제작하는 드론은 250만원의 비용이 소요됐다.

비용이 줄었다고 성능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 3G 통신망을 이용해 컴퓨터 또는 스마트폰으로 지리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작해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은 초보자들도 쉽게 드론을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박 씨는 내달 중에 네팔에 제작된 드론을 실전 투입할 예정이다. 또한 지금의 고정익 기체를 1대 더 만들고 쿼드콥터 형태의 드론도 한 대 더 제작한다. 이 모든 기체 모두 네팔에서 재난 구조 활동에 투입할 계획이다.

박 씨는 “제작부터 투입까지 쉬운 일은 없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드론을 통해 희망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됐다고 생각한다. 아직 할 일이 많이남아 있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향후 더 큰 프로젝트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나눠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원녕 씨가 자신이 만든 드론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엔젤스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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