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사람 없이도 냉장고 조립 척척…스마트공정 일군 LG전자 스마트파크

10분 뒤 상황 예측해 자재 조달 지원하는 ‘디지털 트윈’
바닥·천장 오가는 부품 조달 로봇, 최대 600kg도 운반
냉매 파이프 용접부터 포장까지 도맡아…생산 21% 개선
“사람은 로봇 모니터링·관리…일자리 감소는 지나친 기우”
2025년까지 2차 완공…“자동화율 높이고 자동화 제품 확대”
  • 등록 2022-10-10 오전 10:00:00

    수정 2022-10-10 오후 9:20:10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LG전자 스마트파크의 꽃은 ‘디지털 트윈’ 기술입니다. 10분 뒤 상황을 예측해 냉장고 조립 중 어떤 공정에서 어떤 부품이 부족한지 파악하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하죠.”

지난 6일 창원 LG전자 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에서 만난 이수형 LG전자 H&A DX·혁신운영팀 선임은 이같이 말하며 “디지털 트윈 기술 덕분에 생산성이 전보다 21%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이날 통합생산동에 들어서자마자 보인 건 벽면에 설치된 6대의 대형 모니터였다. 각각에는 복잡한 생산라인을 표현한 그래픽과 그래프가 표시되고 있었다. 생산라인 그래픽 모니터에는 ‘실시간 라인 현황’이라는 문구가, 그래프 모니터에는 ‘생산실적 달성률’이란 글자가 붙어 있었다. 다른 모니터에는 ‘설비 이상 감지’라는 표현과 함께 생산라인 그래픽이 표시됐다.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디지털 트윈은 디지털 가상공간에 현실과 동일한 라인을 만들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시뮬레이션하는 기술이다. 30초마다 공장 안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고 10분 뒤 생산라인의 상황을 예측해 부품을 적재적소에 공급할 수 있도록 돕는다.

LG전자 스마트파크에서 근무자들이 ‘디지털 트윈’ 기술을 이용해 자동화 작업 공정을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디지털 트윈 기술이 적용된 LG전자 스마트파크는 지난 1976년 지어진 창원공장을 재건축한 스마트팩토리다. 현재 1차 준공이 이뤄졌고, 오는 2025년까지 2차 완공을 마칠 계획이다.

이 공장은 제조 제품에 따라 스마트파크1·2로 나뉘어 있다. 자동화공정이 도입된 통합생산동이 있는 곳은 스마트파크1이다. 이곳의 대지면적은 25만6000㎡다. 축구장 약 35개 규모다. 현재 통합생산동에서는 △프리미엄 LG 시그니처 냉장고 △오브제 컬렉션 및 북미향 프렌치도어 냉장고 △정수기 등 3개 라인이 가동되고 있다.

AI·로봇 이용하니 자재 공급 시간 25% 줄고 작업 중단 시간도 96% 감소

이 스마트파크에는 디지털 트윈 외에도 각종 디지털·로봇 기반 시스템이 도입됐다. 이곳에 적용된 예지보전 AI는 생산라인 중 이상이 있는 설비를 파악해 근무자에게 알람을 보낸다. 근무자는 설비 문제를 파악하고 즉각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설비가 오작동하거나 멈추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손실이 발생하는데, 예지보전 AI를 통해 생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냉장고 최종조립이 이뤄지는 통합생산동 3층에서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로봇이 대부분의 작업을 담당했다. 땅에서는 5G 전용망 기반 물류로봇(AGV·Automated Guided Vehicles)이 각종 부품이 담긴 적재함을 운반했다. AGV가 들 수 있는 최대 무게는 600킬로그램(kg)에 달한다.

AGV는 바닥에 붙은 QR코드를 읽으면서 스스로 움직였다. 앞에 장애물이 있을 경우에는 음악소리를 내면서 경로를 확보해달라고 알린다. 실제로 취재진이 AGV를 막고 있으니 비켜달라고 음악을 울렸다. 길을 열어주자 음악을 멈추고 제 갈 길을 갔다.

LG전자 스마트파크에서 5G 전용망 기반 물류로봇(AGV·Automated Guided Vehicles)이 적재함을 운반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천장에서는 고공 컨베이어 로봇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물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온 부품 박스를 옮겼다. 이 로봇은 최대 30kg의 박스를 옮길 수 있다.

이처럼 AI와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시스템을 바탕으로 자재 공급 시간은 기존보다 25% 줄었다. 예기치 못한 설비 고장으로 작업이 중단되는 시간은 무려 96% 감소했다.

1개 라인서 최대 58종 냉장고 생산…용접부터 포장까지 로봇 담당

조립라인에도 역시 로봇이 가득했다. 조립라인은 1개지만 최대 58종의 냉장고 생산이 가능하다. 각기 다른 제품이란 점을 AI와 로봇이 인식하고 필요한 부품을 공급받아 조립한다.

조립라인에서는 냉매가 흐를 파이프를 용접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기존에는 숙련된 작업자가 맡았지만 로봇으로 대체됐다. 강명석 LG전자 키친어플라이언스생산선진화태스크 리더는 “사람이 용접할 때는 숙련도와 피로도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거나 작업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었지만 로봇이 작업하면서 품질이 일정해졌고 작업시간도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냉매 주입 전 파이프 내부를 청소하는 작업과 용접이 완벽히 이뤄졌는지 확인하는 누설검사도 로봇이 진행했다. 자동화공정 도입 이후 기존보다 불량률이 20% 줄었다. 냉장고 문을 부착하는 것부터 최종 기능검사 후 포장작업도 로봇의 영역이었다.
LG전자 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생산라인에 설치된 로봇팔이 냉장고 부품을 옮기고 있다. (사진=LG전자)
기피 작업 도맡는 로봇…“사람을 위한 자동화이자 조력자”

통합생산동 3층에 작업자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이들은 아직 로봇이 담당하기 어려운 비정형 공정을 맡고 있다. 일례로 흐물거려 잡기 어렵거나 꼬이기 쉬운 전기선 연결은 사람의 섬세한 수작업이 필요하다.

로봇이 인간의 자리를 대체하면서 고용 불안정의 우려가 제기되지만 LG전자는 기우라고 강조했다. 로봇은 위험하고 까다로운 작업을 맡고, 사람은 생산라인이나 로봇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맡아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위한 자동화라는 것이다. 강 리더는 “스마트파크에서 근무하는 직원수는 스마트공장 구축 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 일자리도 10~15% 늘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스마트파크의 자동화 수준은 65%다. LG전자는 2차 완공으로 자동화 수준을 더 높일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목표는 아직 수립되지 않았다. 아울러 오븐 등 다른 제품에도 자동화 공정을 도입할 예정이다. 글로벌 거점 공장에 스마트공장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전경. (사진=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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