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알화 급락하는데..증권사 "브라질 채권 좋다" 부채질

2011년부터 대형증권사 중심으로 브라질 국채 공격적 판매
4년새 헤알화 환율은 반토막…증권사 추천 무색해져
디폴트 가능성 작지만…기존투자자 갈아타기도 고려해야
  • 등록 2015-08-18 오전 6:05:00

    수정 2015-08-18 오전 6:05:00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브라질 국채가 국내 투자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2011년부터다.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투자자들은 두자릿수 금리와 절세 매력을 지닌 브라질 국채에 상당한 유혹을 느꼈다.

특히 브라질 국채는 한국과 브라질 간 조세협약에 따라 해외 채권 중에서 유일하게 이자소득과 자본차익, 환차익 모두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고액자산가들의 마음을 훔쳤다.

자산관리에 강점을 지닌 삼성증권(016360)미래에셋증권(037620) 신한금융투자 등이 브라질 국채 판매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 증권사당 많게는 2조원 이상, 적게는 1000억~2000억원 정도를 팔았다. 전체 판매 규모는 6조원을 넘어 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브라질 경제가 가파른 성장에 따른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며 ‘묻지마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증권사들은 한국의 저금리 투자환경을 이겨낼 최적의 투자 대안 중 하나라며 브라질 국채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브라질 국채는 얼마 지나지 않아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브라질 국채는 선진국 국채 대비 높은 기대 수익과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었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 당장 가장 큰 위험요인은 헤알화 환율이다. 2011년 8월 680원대를 오가던 헤알화 환율은 지난 16일 기준 338원대로 4년만에 정확히 반 토막 났다. 브라질 국채 투자자 입장에서 헤알화 환율이 떨어지면 보유 채권의 평가 손실은 커진다. 특히 브라질을 비롯한 대다수 신흥국 국채는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환율 하락에 대비하는 환헤지를 하지 않아 환율에 따른 손실을 투자자가 고스란히 입게 된다.

사실 헤알화 가치가 떨어진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1년 4월 690원대를 넘어서며 정점을 찍은 뒤 줄곧 하향세를 나타냈다.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경제 악화와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 우려 등에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이 기간 헤알화 가치가 바닥에 다다랐다며 브라질 국채 매수를 권유한 증권사들로선 민망한 노릇이다.

한 증권사 채권 담당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들이 브라질 국채를 공격적으로 팔기 시작한 시점은 공교롭게도 원-헤알화 환율이 내림세를 타기 시작한 시점과 일치한다”며 “증권사들의 전망이 완전히 빗나간 셈”이라고 지적했다.

헤알화 가치 하락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예상보다 더딘 경제 성장과 국가 부채 증가를 이유로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 직전까지 내리는 등 국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불과 얼마 전까지 브라질 국채 매수를 권유하던 증권사들의 목소리는 최근 들어 쏙 들어갔다. 브라질 국채를 가장 많이 판매한 삼성증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중 축소를 권고하고 있고, 미래에셋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도 분산투자 관점에서 포트폴리오상에 일부 포함하는 것 외엔 브라질 국채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천하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브라질의 풍부한 외환보유고와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원자재 가격 안정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브라질 경제와 환율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 시점에서 브라질 국채 투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대형 증권사 채권상품 담당자는 “브라질의 정치·경제적 불안은 1~2년가량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여윳돈을 넣은 투자자라면 당장 손실을 감수하기보단 만기까지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고, 당장 여유가 없는 투자자라면 중도 환매하고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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