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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17년도 공연계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는 진상조사를 통해 조직적인 시스템으로 억압과 차별이 이뤄졌음이 밝혀졌다. 사드 사태로 촉발된 ‘한한령’은 중국 시장에서 활로를 찾고자 한 공연계에 찬물을 끼얹었다. 공연계의 오랜 적폐인 임금체불 문제가 반복되면서 공연기획사 대표가 자살하는 사건도 있었다.
기대도 생겼다. 뮤지컬 ‘캣츠’는 한국 뮤지컬 사상 처음으로 누적 관객 200만 시대를 열었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작곡가 최재혁·소프라노 이혜진 등은 해외 유수의 콩쿠르에서 수상하며 실력을 과시했다. 민요 록 밴드 ‘씽싱’은 특별한 홍보활동도 없이 해외에서 주목을 받으며 유튜브 영상으로 10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다사다난했던 2017년 공연계를 6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닻 올린 블랙리스트 진상조사…피해건수만 2670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는 올해도 변함없이 뜨거운 화두였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진상 조사도 속도를 냈다. 정부와 예술인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가 지난 7월 31일 발족해 본격적인 조사 활동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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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에 타격 입은 공연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중국이 내린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은 공연계에도 타격을 입혔다. 공연관광의 피해가 컸다. 한한령으로 중국 단체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면세점 업계의 과잉 경쟁으로 저가 티켓이 난무한데다 중국 단체 관광객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던 분위기였기에 피해는 더욱 컸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난타’는 중국 관광객이 주로 찾던 충정로 극장의 폐관을 결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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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더 인기…민요 록 밴드 ‘씽씽’ 열풍
민요 록 밴드 씽씽이 국내외에서 열풍을 일으켰다. 씽씽이 출연한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국 NPR의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 영상은 지난 9월 28일 유튜브에 공개된 뒤 26일 기준으로 조회수 107만2092회를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70년대 글램 록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화장을 하고 경기민요의 추임새를 맛깔나게 노래해 전통음악의 매력을 다시 느끼게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씽씽은 영화·무용·창극 등에서 음악감독으로 활동해온 장영규(베이스)와 음악동인 고물의 음악감독 이태원(기타), 장영규와 어어부 프로젝트로 활동했던 이철희(드럼)가 연주를 하고 경기민요 소리꾼 이희문·추다혜·신승태가 소리를 하는 6인조 팀이다. 최근 홍대 앞 클럽에서 진행한 공연은 순식간에 매진을 기록해 문의가 빗발쳤다. 해외 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올 하반기 벨기에, 네덜란드에서 공연했고 내년 미국에서의 공연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