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빛이라 했더니 자개라 했다…정직성 '202021∼23'

2020년 작
'도시'의 추상회화서 '자연'의 자개회화로
평면과 입체, 구상과 추상 '경계' 넘나들어
쏟아지는 빛세상…전통 '맛'보단 현대 '감'
  • 등록 2020-11-05 오전 3:30:00

    수정 2020-11-05 오전 6:46:56

정직성 ‘202021∼23’(사진=이유진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쏟아지는 햇살을 받은 나뭇잎이 일제히 빛을 낸다. 어느 붓이 저토록 섬세하게 결을 냈나, 슬쩍 다가가 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맞닥뜨리게 된다. ‘자개’다. 쏟아지는 색감이 매끈한 질감을 먹고 깊은 공간감을 내뱉는 중이다. 진짜 어두운 숲 속에 길을 낸 듯 말이다.

작가 정직성(44)은 자개회화를 한다. 얇게 간 조개껍데기를 이리저리 오려내 촘촘히 붙이고 박아 그림을 그리는 거다. 나전칠기라지만 전통의 맛보단 현대의 감이 도드라진다.

처음부터는 아니다. 시작은 붓이고, 도시였다. 연립주택·기계를 주제로 삼은 추상 연작으로 ‘강한 붓’을 휘둘렀더랬다. 그 관심이 이내 자연으로 옮겨가더니 아예 가장 자연적인 재료에까지 이르렀다. 지난해 불현듯 오래전부터 수집해온 자개가구가 보였고 나전과 옻칠이 떠올랐단다. 이후 평면과 입체, 구상과 추상이 한 화면에 모였다. 바다에서 온 자개가 땅 위의 나무를 저렇게 끌어안고 있듯이.

‘202021∼23’(2020)은 각각의 3점을 끊어내듯 연작으로 만든 작품. 질긴 손끝의 공력이야 말해 무엇할까.

21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77길 이유진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특별한, 특별한 사물’(Special, Specific Objects)에서 볼 수 있다. 나무에 삼베·자개·옻칠마감. 160×48.5㎝(각각). 작가 소장. 이유진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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