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고택에서 여유로운 茶 한잔…

길상사 ‘침묵의 집’에선 명상… 주변엔 소문난 맛집도 즐비
  • 등록 2007-01-16 오후 12:28:00

    수정 2007-01-16 오후 12:28:00

[조선일보 제공] 흔히 ‘부자 저택이 몰린 숨은 동네’쯤으로 인식돼온 서울 성북동. 알고 보면 근대사의 조각들을 여기저기 간직한 곳이다. 강북에서 손꼽히는 ‘맛 골목’이기도 하다. 요즘 이곳 풍경을 담은 사진이 인터넷 블로그 등에 자주 소개되고, 강북 명소 삼청동·인사동의 ‘왠지 진부한 모습’에 싫증난 사람들도 즐겨 찾는다.


 
 
◆도심속 넉넉한 절 길상사

70년대 잘나가던 요정에서 1997년 도심 속 사찰로 새롭게 태어났다. 성북동을 찾는 모든 이에게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매력은 여느 절 같지 않다는 것. 주요 전각의 처마에 화려한 단청을 쓰지 않았고, 나무 결을 살려 편한 느낌을 준다. 관세음보살상에도 신자·비신자 가리지 않는 도심 절의 넉넉함이 느껴진다. 관세음보살이라기보다 성모마리아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 이 조각상은 천주교 신자인 최종태 서울대 미대 교수의 작품. 방에 앉아 명상하는 ‘침묵의 집’은 오전 10시~오후 5시 이용할 수 있다. 절 입장은 오전 4시~오후 8시.(02)3672-5945~6, www.kilsangsa.or.kr
 


◆곳곳에 유서 깊은 저택들

성북초등학교에서 성북2동사무소 방향으로 가는 길 곳곳에 규모는 작지만 의미 깊은 유적들이 숨어있다. 하지만 ‘성북구 동네 명소’라고 친절히 알려주는 표지판들이 있어 찾기가 어렵진 않다. 먼저 만나는 것은 성북초교 건너편의 선잠단지(先蠶壇址). 누에치기가 국가 주요 산업이던 조선시대에 잠신(蠶神)에게 제사 지내던 곳으로 지금은 터만 남아있다. 입구를 잠궈 놓았지만 내부를 훤히 볼 수 있다.

좀 더 가면 근대사의 질곡이 어린 옛 저택들을 만난다. 채 녹지 않은 눈 위에 연탄재를 뿌려댄 좁은 골목을 따라 올라가면 만해 한용운이 1933~1944년 살았다는 심우장(尋牛莊). 일본 총독부가 꼴 보기 싫어 일부러 등지고 지었다고 한다. 성북2동사무소 옆에는 작가 상허 이태준이 만해와 비슷한 시기(1933~1946년)에 살았던 집이 있다. 지금은 ‘수연산방’이라는 고풍스런 찻집으로 바뀌어 손님들 발길이 이어진다. 고적한 분위기에서 전통 차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손꼽히는 문화재를 많이 소장한 간송미술관(성북초교 옆)도 있지만, 5월과 10월에만 잠깐 문을 여는 점이 아쉽다.

◆돈가스·칼국수…소문난 먹자골목

성북동의 관문은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버스정류장 ‘쌍다리앞’과 ‘동방대학원대학교’ 사이는 식당 30여 곳이 있는 맛 골목이다. 터줏대감 격인 기사식당들과 돈가스집에 만두집·한정식·칼국수집 등이 합류했고, 한옥도 많다. 간판도 가지가지. 깔끔한 현대식부터 족히 30년은 됐음직한 낡은 간판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공통점은 모두가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는 점. 사실은 다들 그럴 만한 사연을 가진 터여서, 고르는 일이 즐거운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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