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Talk]반도체 빙하기 줄줄이 감산…삼성 ‘독자노선’ 이유는

삼성DS 50%·SK하이닉스 60% 영업익 ‘뚝’
글로벌 반도체 강자도 한파에 실적 꽁꽁
“유래 없이 심각”…투자 감축·감산 줄이어
삼성전자, 홀로 “감산 없다” 고수하는데
“이유는 자신감…‘위기를 기회로’ 전략인 셈”
  • 등록 2022-10-30 오전 9:10:23

    수정 2022-10-30 오전 9:10:23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글로벌 산업계의 핵심으로 떠오른 반도체 뉴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우리 곁의 가전제품은 나날이 똑똑해지고 어려운 기술 용어도 뉴스에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봐도 봐도 어렵고 알다가도 모르겠는 전자 산업, 그 속 이야기를 알기 쉽게 ‘톡(Talk)’해드립니다. <편집자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속속 발표됐습니다. 올해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겨울’이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기업들의 실적도 위축됐는데요. 추위가 길어질 것이란 전망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투자도, 생산도 줄이는 모양새입니다.

그런 가운데 홀로 ‘독자노선’을 걷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삼성전자인데요, 이들의 전략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의 3분기 매출액은 76조7800억원, 영업이익은 10조8500억원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7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1.39% 감소했습니다.

특히 반도체(DS) 부문 이익 감소가 뼈 아팠는데요, DS부문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5조1200억원으로 전년 동기(10조600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직전 분기 9조9800억원과 비교해도 크게 감소했죠.

SK하이닉스도 올해 3분기 매출액 10조9829억원, 영업이익은 1조655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작년 3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무려 60.3% 줄어들었습니다.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강자들도 한파에 떨고 있습니다. 인텔의 지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153억4000만달러(약 21조8200억원)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강자인 미국 마이크론 역시 9~11월 매출이 42억5000만달러(약 6조605억원)로 예상돼,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고요.

반도체 ‘빙하기’에 투자 미루고 생산 줄인다

26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연합뉴스)
비로소 반도체 ‘빙하기’가 왔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현재 메모리 반도체 산업계가 어디 서 있는지를 돌아볼 때,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지정학적 이슈까지 더해져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했습니다.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긍정적인 소식이 없다”며 “수익성 수준이 충분하지 않다”고까지 했다는데요.

반도체 기업들은 이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분위기입니다. 투자를 줄이고 ‘감산’(減産)까지 감행하는 것이죠. 마이크론은 내년 설비투자(CAPEX) 규모를 30% 줄이겠다고 했습니다. 인텔도 총 210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운영 비용 절감에 나선다고 하고요. 일본 메모리 기업 키옥시아는 당장 이번 달부터 웨이퍼(반도체를 만드는 원판) 투입량을 30% 줄이겠다고 했습니다. 생산량 자체를 줄이는 거죠.

SK하이닉스도 CAPEX를 줄이겠다고 했습니다. 내년 메모리 반도체 투자 규모를 올해의 50%를 웃도는 수준까지 줄이고, 특히 인프라 투자를 축소하는 거죠. 또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 효과를 불러올” 방향의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방어 자세를 취한 메모리 기업들의 전략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대세를 따라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는 조치니까요.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수요는 공급의 함수”라며 “급감하는 수요 전망의 대응적 공급 조절이 드디어 도출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해석했습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메모리 한파 속에서 삼성전자의 행보가 눈에 띕니다. 삼성전자는 꿋꿋이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감산, 설비투자 축소 관련 질문이 쏟아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인위적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서 적정 수준으로 인프라 투자도 이어가 지속가능한 이익 기반을 만들어 나가려 한다”고 했습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늘어날 반도체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단 의미였습니다.

‘메모리 1위’ 삼성 자신감…공격적 투자로 위기 극복

삼성전자의 반도체, 특히 메모리 반도체 자신감을 드러낸 전략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삼성은 그간 반도체 경기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공격적 투자로 이를 극복해 왔다”고 했습니다. 당장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경기를 타는 반도체 특성 상 수요 회복기가 언젠간 돌아온다는 것으로, 맷집이 셀수록 오래 버티는 원리입니다.

김 연구위원은 “회복기가 돌아왔을 때 재고와 생산 능력을 갖고 있다면 회복도 빨리 될 수 있다”며 “삼성전자는 이런 공격적 전략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김영우 SK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 모두 글로벌 1위”라며 감산할 필요도, 유동성 걱정도 없다고 봤습니다.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타사 대비 유리하고 원가 경쟁력도 높다는 것이죠. 보유한 현금 자산도 120조원 이상으로 많습니다. 김 센터장은 “오히려 M&A 기회를 찾아볼만하다”고 코멘트하기도 했죠.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해, 돌아보면 위기가 아닌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파를 뚫는 삼성전자의 전략을 주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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