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지 사흘 만에 내려진 대규모 투자라는 점도 눈길을 끌었지만, 총수 부재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경영위원회’라는 조직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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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위원회,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 등과는 달리, 사내 등기임원만 속해 있는 만큼 막강한 권한을 가진다. 주요 경영현안에 대한 결정은 모두 경영위원회에서 이뤄진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지난해와 올해 삼성전자가 의사결정한 △평택 단지 투자 △해외법인 증자 △메모리 투자 △TP센터 투자 △해외법인 지분 인수 등은 모두 경영위원회를 통해 의결된 사안들이다. 경영위원회는 이 부회장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새삼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삼성전자의 주요 현안들이 이곳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부회장 구속 후 열린 경영위원회에서는 새로운 투자 계획을 안건에 올리기 보다는, 기존 프로젝트에 대한 추가 투자나 일상적인 안건을 처리하는 등 소극적인 경향이 뚜렷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영위원회는 말 그대로 최종 결정을 내리는 곳으로, 각 사업부 대표 간에 새로운 아젠다를 논의하는 자리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