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아파트라고?…지방에선 단독주택이 ‘귀한 몸’

감정가 넘는 고가낙찰 속출
알짜 땅 간편하게 확보 가능하고
도시재생 뉴딜 사업 기대감도 영향
올 들어 아파트값 0.72% 하락
단독주택 가격은 0.78% 올라
  • 등록 2018-05-10 오전 6:11:00

    수정 2018-05-10 오전 6:11:00

△지방 주택시장 침체 속에서도 단독주택 매매가격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17일 대구지방법원에서 경매에 부쳐져 감정가의 2배가 넘는 8억 1100만원에 낙찰된 대구 수성구 중동의 단독주택 전경. [사진=지지옥션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주택시장이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아파트 미분양 물량과 마이너스 프리미엄(집값이 분양가 아래로 떨어지는 것) 단지가 속출하고 있지만 지방 단독주택 몸값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재개발 등으로 구도심의 알짜 부지들을 선점하려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돈이 지방 단독주택 매매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귀향·귀촌 수요가 늘어나는 것 역시 단독주택 몸값이 오르는 이유다.

“지방 알짜 땅 잡자”…경매 투자 열기도 후끈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4월까지 0.42%, 단독주택 가격은 0.84% 올랐다. 단독주택 매매가격이 아파트값 상승률을 넘어선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지방 아파트값은 이 기간 0.73% 하락했지만, 단독주택은 0.78% 뛴 때문이다. 지방의 경우 아파트값 변동률은 2016년을 기점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단독주택 가격은 계속 상승했다. 반면 서울·수도권은 아파트값 상승률이 단독주택 상승률을 훌쩍 앞지르고 있다.

단독주택이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희소성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체 재고주택 수는 2000년 1095만 9000가구에서 2016년 1699만 2000가구로 크게 늘어났지만, 단독주택 재고주택 수는 같은 기간 406만 9000가구에서 396만 7000가구로 줄었다. 전체 재고주택 수 증가를 이끈 것은 아파트이다. 같은 기간 아파트는 523만 1000가구에서 1003만가구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기존 노후주택 비중이 높은 단독주택은 줄고 그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을 취득한다는 것은 대지지분이 아닌 토지를 직접 확보한다는 의미다. 이는 곧 알짜 입지의 부지를 간편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말과도 같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개발을 하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토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요즘은 시내에서 땅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며 “대략 100~160㎡ 규모의 부지가 딸린 단독주택을 취득하는 것은 시내의 알짜 토지를 취득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17일 대구지방법원에서 경매 진행된 대구 수성구 중동의 2층짜리 단독주택을 보면 시내 알짜 부지에 대한 투자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주택은 첫 경매에서 감정가(3억 1891만원)의 2배가 넘는 8억 1100만원에 낙찰됐다. 무려 104명이 입찰에 나서 치열할 경합을 벌인 결과다. 이 단독주택은 대구의 마지막 도심 개발지로,2020년 4월 입주 예정인 ‘수성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아파트와 마주하고 있다.

시세차익과 임대수익을 동시에…상가주택 활용 사례도

최근에는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해 상가주택으로 활용하거나 아예 재건축을 통해 다세대주택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시세 차익도 노리면서 임대수익도 거두려는 꼬마빌딩 수요자들 역시 단독주택을 찾는 경우도 부쩍 많아졌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대한 기대감 역시 지방 단독주택의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3일 부산 남구 대연동 단독주택 역시 첫 입찰에서 13명이 응찰해 감정가(2억 2045만원)의 136.5%인 3억 88만원에 낙찰됐다. 남구 대연동은 1960~1970년대 판자촌 주민들을 집단 이주시킨 곳으로 부산의 대표적인 낙후 주거지이다. 이 때문에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로 선정될 가능성이 큰 대표 지역으로 꼽힌다. 부산발전연구원은 ‘신정부 도시재생 뉴딜 정책과 부산시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정책이주지를 도시재생 뉴딜 모델로 개발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귀농·귀촌 바람이 꾸준한 가운데 경매를 통한 단독주택 취득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시골 주택은 시세가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은 데다가 마을 이장 등을 통해 거래해야 하는 등 취득 절차도 까다로운데, 경매의 경우 감정가라는 객관적인 가격이 나와 있는 데다가 이런 복잡한 절차도 단번에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9일 강릉지방법원에서 경매에 부쳐진 강원도 강릉시 강문동의 1층짜리 단독주택은 첫 경매에서 33명의 입찰자가 몰려 감정가(6604만원)의 2배가 넘는 1억 5382만원에 낙찰됐다. 1억원 미만의 금액으로 접근할 수 있는 데다가 강문해변과 가까워 향후 게스트하우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을 끌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지방 단독주택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매우 드문 현상”이라면서도 “단독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수요가 한정돼 있는 만큼 가격 오름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는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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