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8년만 최소…덜써서 지켜낸 '불황형' 흑자

코로나19 수출 직격탄...상반기 191.7억달러 흑자
해외 여행 줄고, 배당금 적게 지출해 흑자로 '방어'
6~7월 수출 감소세 줄어…해외주식 역대 3번째 커
  • 등록 2020-08-07 오전 5:30:00

    수정 2020-08-07 오전 5:30:00

[이데일리 김경은 원다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출 부진 여파로 올해 상반기(1~6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8년 만에 가장 적었다. 경상수지 흑자기조는 이어갔지만 경제위축으로 돈을 쓰지 않아서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에 가까웠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지난 3월부터 넉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대중국 수출이 회복하면서 6월 들어 감소세는 완화하는 모습이다. 6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8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상반기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이 기간 경상수지는 1년 전보다 34억6000만달러 감소한 191억7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수출이 부진했던 2012년 상반기(96억5000만달러) 이후 8년(16분기)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2분기 들어 코로나19로 각국의 봉쇄조치가 단행되면서 수출길이 막히자 상품수지(수출-수입) 흑자는 1년 전보다 129억달러가 줄어든 240억달러를 기록했다. 8년만 최저치다.

세계교역 부진으로 석유제품과 승용차 및 자동차 부품 수출이 부진하면서 상반기 수출이 2419억3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3.1% 줄었다. 수출 감소폭보다는 낮지만 수입도 원유도입단가가 27.7% 감소하면서 원자재를 중심으로 9.8% 감소한 2179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악화를 서비스수지와 본원수지가 방어했다. 서비스수지는 코로나19 여파로 항공 운임이 상승하고 해외여행이 감소해 여행수지가 개선되면서 84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는 지난 2016년 상반기(-77억9000만달러) 이후 가장 적은 적자다.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과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차액인 본원소득수지도 흑자폭이 확대했다. 환율이 오르고 외국투자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해외 배당금 지급(137억4000만달러→97억달러)을 크게 줄이면서다. 상반기 본원수지 흑자폭은 전년 7억달러에서 38억9000만달러로 늘었다.

상반기 경상수지는 한은의 전망치(상반기 170억달러)보다는 21억 달러 더 웃돈 것이다. 지난 6월 대중국 수출 회복으로 8개월 만에 경상수지 흑자폭이 최대를 기록한 것이 주효했다. 6월 경상수지는 68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 감소폭이 전월(-28.2%)과 비교해 줄어든 -9.3%를 기록했다. 대중국 통관 수출이 같은 기간 -2.5%에서 9.6% 증가세로 돌아선 데 힘입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5∼7월 수출 흐름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코로나19 불확실성, 미·중 무역갈등 등 리스크가 남아 있지만 불안감의 터널은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와 해외 간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78억9000만달러 늘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증가폭은 57억4000만달러 줄었다. 증가세를 이어가던 내국인 해외직접투자가 둔화하며 81억6000만달러로 전년(144억7000만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기관이 주로 투자하는 해외채권투자는 123억달러 증가에서 마이너스(-) 14억3000달러로 전환했다. 반면 내국인의 해외주식투자는 큰 폭 늘었다. 역대 3번째로 큰 규모인 253억5000만달러였다. 개인의 해외 투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반면 외국인들은 지난 2월 이후 넉달 연속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주식 시장에서 180억5000만달러를 빼갔다. 역대 3번째로 감소폭이 컸다. 채권 매수는 공공자금을 중심으로 유입하며 역대 3번째로 많은 223억2000만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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