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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반도체업체 인텔의 주가가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한 직후 거래에서 하락했다. “인텔이 돌아왔다”고 자신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24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인텔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27% 떨어진 주당 62.04달러에 마감했다. 장 초반 67.44달러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거래 시작 1시간 후부터 하락 전환했고 그 이후 내내 약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인텔 주가는 반도체주 전반의 호조와 함께 상승했는데, 공교롭게도 대규모 투자 발표 직후 반락했다.
앞서 전날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인텔이 돌아왔다”며 200억달러(약 22조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 두 개를 새로 짓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생산량을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다. 인텔은 아울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파운드리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와 TSMC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다만 시장은 여전히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다. 마켓워치는 “겔싱어 CEO는 의욕에 넘쳐 있다”면서도 “시장 분석가들은 과연 인텔이 이런 큰 계획을 완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는 인텔의 반도체 생산 기술을 14나노 수준으로 본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TSMC는 이미 5나노 공정까지 양산에 들어간 상태다. 개발 단계는 3나노 수준이다. 인텔의 기술력이 두 세대 정도 뒤처져 있다는 게 시장의 눈이다. 인텔은 2016년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했다가 기술 문제로 2년 만에 철수한 적이 있다.
번스타인리서치의 스테이시 라스곤 애널리스트는 “겔싱어 CEO는 한동안 인텔에서 보기 어려웠던 열정을 불어넣고 있다”면서도 “계획을 실제 실행하는 건 난관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텔의 목표 주가를 주당 43달러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