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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해 고점대비 80% 이상 폭락하고 있는 비트코인이 지난 2011년과 2015년에 기록했던 하락폭에 근접하면서 역사상 최악의 약세장을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 매체인 CNBC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두고 ‘암호화폐 겨울(crypto winter)’이라고 명명했다. 암호화폐시장에 혹한기가 찾아왔음을 알리는 비유였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역사상 최고치인 2만달러에 거의 육박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3500달러 이하로 하락하며 1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고점대비 11개월만에 81%나 하락한 것이다. 아직까지 역대 최악의 약세장은 아니지만, 그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다만 당시에는 코인베이스나 바이낸스 등과 같이 대형 거래소들이 존재하지도 않았고 거래대금도 낮은 수준이었다.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둔 마운트곡스가 전세계 거래의 70%를 차지하던 때였다보니 가격 변동성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본다면 실질적인 최악의 약세장은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였다. 2013년 12월 1000달러를 찍은 비트코인은 2년 뒤인 2015년에 200달러까지 추락했다. 마운트곡스 파산 등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취약해진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2년간 84% 하락했다.
그리고 올들어 다시 맞게 된 약세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까지 81% 하락하며 역대 3번째로 큰 폭의 하락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거래대금도 급감했다. 한때 24시간 거래대금이 490억달러였던 비트코인은 현재 190억달러로 61%나 줄었다.
웹3인프라 플랫폼인 엘라스토스의 도널드 불러스 대표 역시 “가격 조작 의혹이건 하드포크 논란이건 단기 투기적인 매도이건 간에 이번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부추긴 악재들은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의 근간을 바꿔놓진 못할 것”이라며 이번 가격 하락이 오히려 씨앗이 되서 알짜 탈중앙화 프로젝트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