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다 남은 콜라, 어떻게 보관하지? [물에 관한 알쓸신잡]

음료 속 녹아있는 이산화탄소
  • 등록 2022-06-04 오전 11:30:00

    수정 2022-06-04 오전 11:30:00

[최종수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 탄산음료의 계절입니다. 푹푹 찌는 더위에 알싸하게 톡 쏘는 탄산음료는 생각만 해도 시원한 청량감이 느껴집니다. 콜라 없는 피자, 햄버거, 치킨은 상상할 수 없죠.

(사진=이미지투데이)


먹다 남은 콜라는 뚜껑을 닫아 냉장고에 보관하는데 하루만 지나도 김이 빠져 밍밍한 콜라가 됩니다. 먹다 남은 콜라는 어떻게 하면 김이 빠지지 않게 보관할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먹다 남은 콜라를 금방 뚜껑을 열었을 때의 알싸한 느낌으로 보관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이유는 탄산음료를 만드는 과정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탄산음료는 특유의 톡 쏘는 맛을 내기 위해 음료 속에 고압의 이산화탄소를 주입합니다. 최대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녹여 넣기 위해 음료의 온도는 낮추고 압력은 대기압의 2~3배 정도로 높게 유지합니다.

높은 압력으로 녹아있던 이산화탄소는 음료 뚜껑이 열리는 순간 ‘치익’ 소리와 함께 빠져나오기 때문에 아무리 뚜껑을 잘 닫고 찬 곳에 보관하더라도 처음의 맛은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아쉬운 대로 콜라의 김이 빠지는 걸 줄일 방법은 있습니다. 콜라병을 뒤집어 보관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실 텐데 아닙니다.

콜라병을 뒤집어 보관하면 뚜껑으로 김이 빠져나가는 걸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별 효과가 없습니다. 콜라병은 밀폐용기라 뚜껑을 통해 공기가 빠져 나가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콜라가 김이 빠져 밍밍해지는 건 콜라병 외부와는 상관 없고 콜라병 안에서 일어나는 반응입니다. 콜라 안에 녹아있던 이산화탄소가 콜라병 속의 빈 공간으로 많이 빠져나오면 김빠진 콜라가 되는 겁니다. 따라서 콜라의 김이 빠지는 걸 줄여주려면 콜라병 안의 빈 공간을 최대한 작게 해주면 됩니다.

콜라병을 찌그러트려 보관하는 게 쓸만한 방법입니다. 콜라병을 음료가 넘치기 직전까지 최대한 찌그러트려 콜라병 안에 빈 공간이 거의 없도록 한 다음 냉장고에 보관하면 됩니다. 이렇게 보관하면 그냥 보관할 때에 비해 김이 빠지지 않고 톡 쏘는 맛이 비교적 잘 유지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찌그러진 콜라병 김이 안 빠지는 이유. (이미지=최종수 박사)


뚜껑을 열 때 음료 속에 녹아있던 이산화탄소는 작은 공기 방울로 빠져나옵니다. 공기 방울이 한꺼번에 많이 빠져나오면 공기 방울이 올라오면서 음료가 넘치게 됩니다.

탄산음료는 일부러 흔들고 나서 뚜껑을 여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막걸리는 침전물이 바닥에 가라앉아 있기 때문에 뚜껑을 열기 전 흔들어 주는 게 필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들고 난 뒤 그냥 뚜껑을 열었다간 폭발하듯이 막걸리가 뿜어져 나오기 일쑤지요. 어떻게 하면 흔들어서 ‘성난 막걸리’를 순하게 잠재울 수 있을까요?

뚜껑을 조금 열어 공기를 천천히 뺀 다음 여는 방법, 45도 기울여서 여는 방법, 숟가락으로 뚜껑을 몇 번 두드려 준 다음 여는 방법, 막걸리병을 몇 바퀴 굴린 다음 여는 방법, 막걸리 병 옆면을 손가락으로 두드려 준 다음 여는 방법 등 막걸리 종류만큼이나 방법도 다양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막걸리 병 옆면을 손가락으로 두드려주는 겁니다. 용기의 옆면을 손톱으로 튕겨서 1~2바퀴 골고루 쳐 준 다음 뚜껑을 열면 거짓말처럼 얌전해진 막걸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용기 벽면을 쳐준 다음 뚜껑을 열면 왜 넘치지 않는 걸까요? 탄산음료나 막걸리병을 흔들면 음료 속에 녹아있던 이산화탄소가 수천 개의 작은 공기 방울을 만듭니다. 이렇게 생긴 공기방울은 대부분 용기 벽면에 붙어 있다가 뚜껑을 열면 한꺼번에 위로 올라오면서 음료를 넘치게 합니다.

뚜껑을 열기 전에 용기 벽면을 톡톡 쳐주면 용기 벽면에 붙어 있던 공기 방울이 떨어져 위로 올라옵니다. 음료 안에 있던 공기 방울을 미리 없애주기 때문에 뚜껑을 열었을 때 음료를 밀고 올라올 공기 방울이 줄어들게 됩니다.

막걸리병 뚜껑을 숟가락으로 두드려 준 다음 따는 방법과 막걸리병을 두세 바퀴 굴린 다음 따는 방법도 방식은 다르지만 막걸리병 벽면에 붙어 있는 기포를 미리 제거해 주는 원리는 같습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압력을 견딜 수 있는 형태로 페트병을 만드는 용기에는 맥주병도 포함됩니다. 맥주를 담은 페트병도 색깔이 갈색인 것만 빼면 탄산음료 병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맥주를 담은 페트병은 왜 모두 갈색인걸까요? 생각해보니 맥주는 병맥주도 대부분 갈색병에 담겨있네요. 투명한 병에 담으면 맥주의 고유한 연한 갈색이 잘 보여 더 좋을 텐데 말이죠.

맥주를 담은 용기가 진한 갈색인 이유는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서입니다. 맥주는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효소와 산소의 산화반응 때문에 산화취라고 하는 불쾌한 냄새를 만듭니다. 이걸 막기 위해 맥주병은 유리병도 페트병도 대부분 진한 갈색 용기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맥주 페트병의 고유 색깔인 진한 갈색도 조만간 투명하게 바뀔 것 같습니다. 혹시 눈치채셨나요? 마트 냉장고에 진열된 페트병이 맥주병을 제외하고는 모두 투명한 색으로 바뀌었다는 사실 말이죠.

그간 상징처럼 되어 있던 초록색의 사이다병과 흰색의 막걸리병은 어느새 모두 투명하게 바뀌었습니다. 자원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재활용이 어려운 유색 페트병은 단계적으로 사용을 줄여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맥주 페트병도 예외는 아니지만 투명한 병에 담을 경우 변질의 우려가 있어 대안을 찾을 때까지 일시적으로 유예한 것이라고 합니다.

■최종수 연구위원(박사·기술사)은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 △University of Utah Visiting Professor △국회물포럼 물순환위원회 위원 △환경부 자문위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자문위원 △대전광역시 물순환위원회 위원 △한국물환경학회 이사 △한국방재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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