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논란' 강성연 성현아, '온 에어' 속 스타잔혹사 현실로

  • 등록 2008-07-22 오후 8:04:35

    수정 2008-07-22 오후 8:05:19

▲ 드라마 '타짜'에서 정마담 역을 두고 캐스팅 논란에 휩싸인 강성연과 성현아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드라마 '온 에어'는 끝났지만 현실 속의 '온 에어'는 계속 진행 중이다.

지난 5월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온 에어'는 드라마 제작을 둘러싼 방송가의 여러 가지 암투를 사실적으로 그려내 화제를 모았다. 특히 '온 에어'는 드라마의 주인공 캐스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매니지먼트사와 제작사 간 물밑거래 등도 가감 없이 담아내 '이 시대 드라마 제작 현장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예를 들면, '온 에어'에서 SW엔터테인먼트의 사장 진상우(이형철 분)가 자사의 신인인 체리(한예원 분)를 '티켓 투 더 문'에 집어넣는 과정에서 드라마 제작진과 방송사에 여러 가지 압력을 행사하는 모습 등이 그랬다.

이런 드라마 속 모습이 공교롭게 9월 SBS에서 방영 예정인 드라마 '타짜'에서도 비슷한 모습으로 되풀이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타짜'를 제작하고 있는 올리브나인 측은 21일 "정마담의 비중과 역할이 달라지면서 캐스팅에 혼선을 빚었다"며 "정마담 역할로 강성연이 최종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발표의 배경에는 정마담 역을 놓고 벌어진 강성연과 성현아, 두 배우 간의 중복 캐스팅 시도가 문제가 됐다.  

드라마 ‘타짜’의 준비단계에서 주인공 고니 역의 장혁을 비롯해 여자주인공 광숙 역의 한예슬까지 캐스팅이 확정되자 이후 세간의 관심은 ‘정마담’ 역을 맡게 될 배우에게 쏠렸다. 비록 영화 ‘타짜’만큼의 비중은 아니지만 ‘타짜’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 중에 하나인 정마담 역에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배우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성현아가 정마담으로 출연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최근 강성연이 정마담 역에 캐스팅 됐다는 이야기가 제작사를 통해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결국 강성연이 정마담 역에 최종 낙점됐다. 강성연은 ‘타짜’의 제작사인 올리브나인 소속이다.

성현아는 21일 자신의 블로그에 '답답한 마음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배우의 꿈을 키우며 오직 좋은 배우로서만 살고 싶어 애써왔던 내 노력들이 정말 한 순간에 다 저버리고 싶을 정도로 아프고 슬프고 허탈하다"며 "이번 드라마 건도 정상적으로 들어온 캐스팅에 좋은 감독님을 만나 뵙고 즐거운 청사진을 이야기하며 대본을 받고 나왔다"고 ‘타짜’ 캐스팅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성현아는 "그런데 어느 날부터 차일피일 미뤄지더니 급기야 제가 아닌 다른 배우를 쓴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결국에는 “아무런 납득할 만한 이유도 내세우지 않은 채 제작사라는 이유만으로 자사 배우를 쓰겠다는 말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성현아의 글이 ‘타짜 정마담 캐스팅 논란’으로 비화되자 당사자 중 한 명인 강성연도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강성연은 “제가 일부러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나 그 역할을 뺏고자 했을 리 만무하며 캐스팅 혼선이 빚어낸 안타까운 일”이라고 이번 논란을 정리한 뒤 “애초부터 이 역할은 제게 주어졌던 역할이었으며 배역의 축소와 스토리 라인의 변화에 따른 결정의 기간이 길어져서 생긴 일이고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도 어렵다”고 못 박았다.

논란의 여지를 제공한 올리브나인 측은 “현재로서는 혼선이 있었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배우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며 좋은 드라마로 보답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연예계의 한 관계자는 강성연과 성현아의 캐스팅 논란에 대해 “캐스팅 문제는 배우 개인의 영향력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한다”며 “캐스팅 당사자가 이처럼 공개적으로 캐스팅 문제를 거론한 적은 거의 드물어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제작사 입장에서는 자사 제작 드라마에 소속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할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캐스팅 논란 자체가 배우와 제작사 모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며 "이번 논란은 국내 드라마 제작현장의 고질병을 그대로 드러내는 일이 아니었나 싶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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