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김인경은 왜 후원사 로고를 가렸을까

LPGA 인터내셔널 크라운 둘째 날 희한한 광경
국가대항전 이유로 개인 후원사 로고 가리게 해
선수 유니폼엔 국가명 대신 대회 스폰서 로고 노출
  • 등록 2018-10-05 오후 3:33:41

    수정 2018-10-05 오후 3:34:43

스폰서의 로고를 가린 비옷을 입고 경기 중인 박성현. (사진=UL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조직위)
[인천=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이벤트 대회인 UL인터내셔널 크라운(총상금 160만 달러)에서 이상한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4일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막을 올린 이 대회는 LPGA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세계랭킹 순위에 따라 8개 참가국을 정하고 나라별 4명이 출전해 팀 대항으로 우승을 가리는 국가대항전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정작 대회 운영은 비상업성을 추구하는 국가대항전이 아니라 국가대항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대회 첫날 선수들이 입고 나온 유니폼에는 국가명인 ‘KOREA’ 대신 버젓이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의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비슷한 성격의 국가 또는 대륙간 대항전인 라이더컵이나 프레지던츠컵은 비상업성을 추가해 스폰서 노출을 하지 않는다. 얼마전 끝난 라이더컵에 출전한 미국 선수들의 모자와 옷에는 국가명인 ‘USA’ 또는 대회를 상징하는 로고만 부착했다.

LPGA 투어는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설명이다. 일반 대회가 아닌 국가대항전 성격이고 대회의 공식 명칭이 ‘UL인터내셔널 크라운’이기에 모든 선수들이 개인 스폰서가 붙어 있는 경기복 대신 대회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대회는 애초부터 국가대항전이냐 아니냐를 두고도 말이 많았다. 8개국 대표 선수들을 뽑아 출전시켰지만, 해당 국가의 골프협회 또는 투어 단체로부터 승인받거나 공동 주최하지 않고 있다. 오로지 LPGA투어가 운영하고 수익도 가져간다. 이로 인해 한국과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 등에선 이 대회를 공식 국가대항전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5일 열린 둘째 날 경기에서도 희한한 광경이 목격됐다. 비가 내린 가운데 경기가 진행되면서 선수들은 비옷을 꺼내 입었다. 비도 많이 내려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주 최측은 강행했다.

LPGA 투어는 선수들이 입고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비옷을 마련했다. 그러나 성능이 떨어졌고, 사이즈가 맞지 않아 일부 선수들이 입기를 꺼려했다. 이에 김인경과 박성현은 자신들이 소지한 비옷을 입어야만 했다. 하지만 김인경과 박성현의 옷에 달려 있는 자신들의 후원사 로고를 모두 가렸다. 흰색의 테이프로 후원사 로고를 가린 채 경기에 나섰다. 우스꽝스럽기 그지없었다. 대회 주최 측 관계자는 “이 대회는 국가대항전이기에 단체 유니폼을 입어야 하지만, 비옷의 성능 문제로 급하게 개인이 소지한 비옷을 입어도 되는 것으로 허용했다”면서 “대신 개인 후원사의 로고를 가려야 한다는 내용을 함께 공지했다”고 말했다. 이에 A선수의 후원사 담당자 B씨는 “사전 양해나 협조가 아니라 통보해온 게 전부다”라고 말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선수들과 계약 관계에 있는 후원사의 로고는 모두 가리게 하면서 정작 타이틀 스폰서라고 하는 ‘UL’이라는 기업의 로고는 선수들의 유니폼은 물론 코스까지 온통 도배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회를 관전한 국내의 일부 골프관계자들 사이에선 국가대항전이 아니라 ‘UL컵 골프대회’일 뿐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 대회는 올해까지 3회째 열리고 있다. 그러나 다음 2020년 대회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후원사의 로고가 가려진 비옷을 입고 경기 중인 김인경. (사진=UL인터내셔널크라운 대회 조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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