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재테크 초국경·초단기·초절세

‘3超’ 재테크
“돈 된다면 생소한 나라도 괜찮아”
투자처 없으면 단기상품 적극 활용
그림·금으로 상속·증여 ‘세테크’
  • 등록 2007-03-02 오전 8:30:54

    수정 2007-03-02 오전 8:30:54

[조선일보 제공] 정부의 잇단 규제로 부동산시장이 잠수기에 접어든 요즘, ‘돈 냄새’ 잘 맡는 부자(富者)들은 어떻게 돈을 굴리고 있을까.

은행 PB(프라이빗뱅커)들이 말하는 부자들의 최신 재테크 트렌드는 ‘3초(超)’로 압축된다. 즉 초국경, 초단기, 초절세이다. 돈이 되는 곳이라면 이름조차 생소한 나라에도 서슴없이 투자하고(초국경), 당장 눈에 띄는 투자처가 없으면 초단기 금융상품에 돈을 맡긴 뒤 관망하며(초단기), 세금을 줄이기 위해 미술품·금 투자 등 새로운 세(稅) 테크 방식을 동원한다(초절세)는 것이다.


◆국경선 넘는 부자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자영업자 A(50)씨는 최근 거래은행 소개로 영국 웨일스 펀드에 27만 파운드(한화 약 5억원)를 투자했다. 영국 정부가 추진하는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펀드이다. 그는 “국내 부동산은 세금 부담 때문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은데, 예상 수익률이 연 20%를 넘어 관심을 갖게 됐다”라고 했다.

하나은행 WM센터 이만수 부장은 “예전에 부자들은 10억원이 있다면 아파트를 샀지만 지금은 부동산 투자 심리가 한풀 꺾였다”며 “요즘은 규제를 피할 수 있으면서도 수익성 좋은 해외투자 상품을 많이 찾는다”라고 말했다.

아직 ‘뜨기 전’인 글로벌 시장에 투자해 선점(先占) 효과를 노리기도 한다. 외국계 기업 사장인 B씨는 지난 주에 정기예금에 넣어뒀던 40억 원을 빼내 스페인과 이탈리아, 독일 펀드에 분산 투자했다. 해외 투자라고 해도 중국·베트남·인도 일색인 일반인과 달리, 부자들은 스페인·카자흐스탄·말레이시아·이탈리아 등 일반인들에겐 아직 생소한 지역들만 골라서 투자한다고 PB팀장들은 귀띔했다.

정연호 외환은행 PB팀장은 “최근 국내 주가가 크게 올랐을 때 많은 부자들이 기다렸다는 듯 환매하고 해외 펀드로 갈아탔다”며 “고객 중 90% 이상이 해외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초단기 상품으로 대이동

일부 거액자산가들은 주식과 부동산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판단, 초단기 상품에 뭉칫돈을 맡긴 뒤 투자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영종도 토지보상금으로 50억원을 받았다는 자산가 B씨는 “펀드 상품에 투자하고 싶은데, 너무 많이 오른 것 같아서 망설여진다”며 “금리가 높은 단기 상품에 가입해서 투자 타이밍을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승안 우리은행 PB팀장은 “연말 대선이 끝나면 어떻게든 부동산 정책이 바뀔 것이란 생각 때문에 돈을 짧게 굴리면서 부동산 매수 시기를 가늠하는 부자들도 상당수”라고 했다.

이에 따라 초단기 금융상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양갑열 대리는 “올 초 금리 연 5%(3개월 만기) 안팎의 통안채를 출시했는데, 3주 만에 1000억원 넘게 팔려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라고 전했다. 통안채란 한국은행이 통화조절용으로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인데, 국채처럼 안정도가 높으면서도 단기 금리가 연 5% 수준으로 높다.

신한은행 김동균 PB팀장도 “은행권에선 연 4.5% 수준의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콜금전신탁(MMT) 인기가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줄줄 새는 세금 틀어막기

지난해 해외펀드에 1억원을 넣은 주부 C(서울 강남구)씨는 1년 수익률이 40%로 대박이 났다. 하지만 뜻밖의 세금 폭탄을 맞았다. 연간 금융소득이 4000만원이 넘어 금융소득종합과세(세율 38.5%) 대상에 포함된 것.

삼화저축은행 장진이 팀장은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수익률이 너무 높게 나와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 고객들이 꽤 많다”면서 “때문에 부모님이나 가족 명의를 총동원해서 비과세 상품으로 가입하는 등 세테크에 관심이 많다”고 소개했다.

미술품이나 금(金) 등 세원(稅源) 포착이 어려운 실물자산 투자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화창투 김운태 사장은 “미술품 투자에서 주식투자처럼 작전을 세워서 큰 수익을 올리겠다는 부자들이 많다”면서 “그림이나 금으로 상속·증여하게 되면, 세무 당국의 감시망을 빠져나가기 쉽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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