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아마존과 경쟁하는 시대 온다”

[만났습니다]②김경준 딜로이트 부회장 인터뷰
"대출자 신용도 평가 기술·데이터 이미 금융사보다 우위"
"온라인 역량 키우지 못한 금융사, 살아남지 못할 것"
  • 등록 2020-03-27 오전 6:00:00

    수정 2020-03-27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언택트(Untact) 시대에는 은행들이 아마존과 경쟁해야 할 것입니다.”

김경준 딜로이트 부회장은 앞으로 은행 등 금융회사가 무한 경쟁의 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나 내년 정도에 온라인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미국 내 상업은행들과 협력해 주택 담보대출(모기지론)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이른바 ‘아마존뱅크’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대출자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기술과 데이터 면에서 아마존이 은행보다 더 유리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아마존은 방대한 규모의 사용자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면서 사용자가 쇼핑을 하면서 남긴 다양한 정보를 갖고 다각도로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계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대출 희망자가 아마존에서 구매한 물건의 규모나 가격 정도를 보고 그 사람의 신용도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비싼 상품을 많이 사고 성실하게 결제하는 사람일수록 자산 규모가 크고 대출 연체 위험도 낮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식이다.

그는 “거래 기록이나 연체 사항 등 은행이 대출자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정보의 다양성을 10이라고 본다면 아마존은 100정도의 정보 다양성을 갖고 있다”고 단언했다.

언택트 시대의 부상도 새로운 변화의 환경이다. 김 부회장은 “태어날 때부터 모바일에 익숙한 세대는 온라인으로 수억원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하는데 어색하지 않아 한다”면서 “50~60대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모바일에 익숙한 30대 사이에서는 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안에서 나누는 대화마저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하는 10대가 주택을 구입하는 세대로 부상하면 이 같은 경향은 더 강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 이러한 경향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보험 등 소액 금융 상품을 온라인에서 검색하고 가입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도 자회사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금융업에 진출했다. 김 부회장은 “다만 우리나라는 아마존과 같은 강력한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우리 금융사 입장에서는 몇 년 간의 여유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통스럽고 불편한 진실이지만, 빠른 시간내에 은행들이 온라인 역량을 키우지 못한다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부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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