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금융]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어쩌다 '오케이 진'이 됐나

평소엔 'OK' 새겨진 셔츠, 주말엔 '청바지'
이름 중 '옥(OK)', 성씨 '진(jean)' 의미도
직원들 의견 수렴 잘 하고 "오케이" 외쳐
일부 점포 '투자상품 판매정지'도 '오케이'
  • 등록 2020-08-04 오전 5:59:00

    수정 2020-08-04 오전 5:59:00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O.K.Jean(오케이 진)’. 신한은행 직원들이 붙여준 진옥동(59·사진) 신한은행장의 별명이다. 진 행장이 그런 별명을 얻게 된 데에는 여러 사연이 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사진=신한은행 제공)
진 행장이 실제로 ‘OK’를 매우 좋아한다. 셔츠 소매에도 영문 자수 ‘OK’를 새기고 다닐 정도다. 진 행장의 이름 첫 자인 ‘옥’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오케이’가 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게 주위 사람들의 얘기다. 진 행장의 서글서글하게 웃는 얼굴까지 더해지면서 자칭타칭 ‘긍정의 문화 전도사’라는 이미지와도 잘 맞는다.

또 진 행장은 주말에는 청바지(jean)를 즐겨 입는다고 한다. 진 행장이 ‘진(jean)’을 입는 셈이다. 이름과 이미지가 합쳐져 지금의 ‘O.K.Jean(오케이 진)’이라는 별명이 붙게 됐다.

진 행장은 평소 업무에서도 임직원들의 의견을 잘 수렴하고 시원하게 ‘오케이’를 외치는 스타일이다. 설사 다소 엉뚱한 발상이거나 당장 회사의 이익으로 직결되지 않더라도 충분히 납득할만한 의견이라고 판단하면 전폭 지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점수가 미달한 일부 영업점에 대해 투자상품 판매를 한시적 전면 정지하기로 결정한 조치도 그렇다. 신한은행은 최근 전 영업점을 대상으로 자체적인 미스터리 쇼핑(Mystery Shopping, 감독직원이 고객으로 가장해 해당 업체 또는 매장의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는 제도)을 시행했다. 최근 은행권과 증권가를 중심으로 불거진 파생결합증권(ELT·ELF)상품에 대한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전국 659개 신한은행 영업점 중에서 7개 영업점이 기준 점수에 미달했다. 진 행장은 이들 영업점에 이달 한 달 간 일체의 ‘투자상품 판매 정지’ 조치를 내렸다. 은행 스스로 자기 영업점의 영업을 제한한 건 국내 금융권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회사의 수익성과 실적을 최우선적으로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최고경영자(CEO)지만, 진 행장은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엄격한 내부통제가 필요하다는 현업 부서의 의견에 적극 귀 기울였다고 한다. 진 행장은 “오케이, 그렇게 해보자”며 선뜻 손을 들어줬다.

진 행장은 최근 ‘같이 성장’이란 말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2020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임직원들에게 “같이 성장은 고객 가치 향상(value up)을 통해 고객과 같이(together) 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진정한 성과는 ‘과정의 정당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아예 성과평가지표로 ‘같이 성장(Value up together)’이란 항목까지 도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소비자와 사회로부터 정당한 성과를 인정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더욱 강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지난달 17일 경기도 용인시 신한은행 연수원에서 열린 ‘2020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임직원들에게 ‘과정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사진=신한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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