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흑백캔버스 42점서 뻗치는 붉은 기운…유석일 '장작불-14'

2020년 작
드럼통에서 타오르고 꺼지는 장작불 형상
집요하게 관찰하고 치열하게 묘사한 열정
  • 등록 2021-02-17 오전 3:30:01

    수정 2021-02-17 오전 3:30:01

유석일 ‘장작불-14’(사진=학고재디자인|프로젝트 스페이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숯이 돼가는 나무, 그 사이로 불길이 치솟고 있다. 검정과 흰색, 그 사이에 살아남은 회색이 뒤엉킨 흑백뿐이지만 붉은 열기가 뻗쳐나올 정도다.

작가 유석일(37)은 일상에서 찾아낸 소소한 소재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렇다고 대단한 치장을 붙여낸 것도 아니다. 그저 집요하게 관찰하고 치열하게 묘사하는 건데, 그 밀도와 강도가 화면을 뚫고 나오는 듯하달까. 흔히 작가가 잡아낸 한 장면은 십수점, 나아가 수십점의 변주로 이어지니까. 비행기 접기를 순서대로 그린 ‘날지 못하는 비행기 접기’ 연작, 사물에 연결한 단상인 ‘지난 기억’ 연작 등이 그렇게 나왔다.

‘장작불-14’(2020)도 그중 하나. 작품은 4호(33.4×24.2㎝) 캔버스 42점으로 완성한 ‘장작불’ 연작 중 한 점이다. 드럼통 안에서 장작에 매달렸다가 떨어져나가는 불의 형상을 사진에 박아내듯 반복해 그려냈다. 장작불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봤다는 작가는 “타는 열정과 벗어나기 어려운 울타리, 짐처럼 남은 잿더미에 대해 생각했다”며 “한시적으로 타다 마는 열정이더라도 끊임없이 반복하면 영속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팔판길 학고재디자인|프로젝트 스페이스서 여는 개인전 ‘쉼 없는 불’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33.4×24.2㎝. 작가 소장. 학고재디자인|프로젝트 스페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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