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식로드]상어 잔혹사…`샥스핀`<34>

요소 가득한 상어 살코기 식재료로 널리 안쓰이지만
지느러미는 세계 진미로 꼽혀…中고대부터 먹은 유래
경제성장으로 샥스핀 수요 늘면서 상어 개체수 급감
샥스핀 얻고 몸체 버리는 포악한 어획법 지탄 대상
  • 등록 2021-04-24 오전 10:00:00

    수정 2021-04-24 오전 10:00:0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수중 생물에게 물속이 늘 안전한 것은 아니다. 삼투압 현상(물이 농도가 옅은 곳에서 짙은 곳으로 이동)에 맞서지 못하면 말라 죽거나 부풀어 죽을 수밖에 없다. 상어는 몸에 요소를 가득 머금는 방법을 생존법으로 터득했다. 요소는 바닷물과 체내 수분의 농도를 맞춘다. 이로써 삼투압 현상을 극복한 것이다.

지느러미가 잘린 채 던져진 상어.(사진=애니멀웰페어인스티튜트)
상어가 식재료로 널리 쓰이지 않는 것은 이런 생존법 탓이다. 요소는 자체로서 독소라서 섭취하기가 쉽지 않다. 인간은 체내 독소를 소변으로 배출하는데, 요소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굳이 다시 요소를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지는, 몸이 본능적으로 아는 것이다. 요소를 머금은 생선이 시간이 갈수록 악취가 심해지는 것도 꺼리는 요소이다. 홍어나 하우카르틀과 같은([괴식로드] 8, 26편 참고)

그래서 찾아낸 게 상어지느러미(샥스핀·Shark`s fin)이다. 요소 함유량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악취도 덜한 부위인 것이다. 고대 중국에서 먹기 시작한 것으로 유래된다. 샥스핀을 건조해서 죽이나 탕 따위로 물에 개어서 먹는 게 일반적이다. 먹어본 이들의 반응은 대부분 비슷하다고 한다. `맛이 없다`는 것이다. 맛이 좋고 나쁘고의 의미가 아니라, 맛이 있고 없고(有無) 차원이다. 냄새나 맛이 남은 샥스핀일수록 시장에서 상품가치가 떨어진다고 한다.

‘Half a century of global decline in oceanic sharks and rays’ 논문에 실린 최근 상어 개체수 추이.(자료=네이처지)
그런데도 세계에서 진미로 손꼽힌다. 경제가 성장하고 구매력이 쌓이자 샥스핀 수요가 증가하고, 이로써 상어 어획량이 남획 수준으로 증가했다. 올해 1월 네이처지(誌)에 실린 `Half a century of global decline in oceanic sharks and rays` 논문을 보면(대표 저자 Nathan Pacoureau), `지난해까지 최근 반세기 동안 백상어 개체수 70%가 급감했다`고 밝히고 있다. 논문은 `이런 절망적인 숫자는 국제 사회에서 샥스핀 거래가 급증한 탓`이라고 원인을 제시하고 있다.

샥스핀을 얻는 과정도 지탄의 대상이다. 동물보호단체는 상어 어업의 포악성을 지적한다. 상어를 잡아 지느러미만 잘라내고 몸체는 바다에 던져버리는 게 예사라고 한다. 상어 고기가 보편화하지 않은 탓에 상품성이 있는 부위만 취하는 것이다. 이렇게 던져진 상어는 더는 살지 못한다. 상어는 헤엄을 쳐 바닷물을 마셔서 호흡하는데 지느러미가 없으면 그러지 못한다. 익사하거나 다른 동물 먹잇감이 돼 버리고 만다. 국제 동물보호단체 애니멀웰페어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상어는 이런 고통을 인지하는 동물`이라고 한다.

상어 개체수가 줄면 바다 생태계는 뒤틀릴 수밖에 없다. 최상위 포식자가 사라지면 이하 개체수가 증가하고, 이로써 하위 개체수가 감소하게 된다. 그러면 상어의 감소로 증가했던 개체수가 다시 감소하게 되는 게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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