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안 좋은데 SK실트론 실적 상승…왜?

웨이퍼 장기공급계약에 환율 상승 겹쳐 영업이익 급증
장기공급 가격·물량에 경기 변동 반영…주문 감소할 듯
SEMI “내년 글로벌 웨이퍼 출하량 4년만에 주춤할 것”
  • 등록 2022-11-22 오전 8:22:40

    수정 2022-11-22 오전 8:22:40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글로벌 경기가 침체하며 반도체 제조 기업들의 실적이 가라앉는 가운데에도 반도체 재료 제조업체인 SK실트론은 오히려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도체 호황의 햇빛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이지만 SK실트론의 고객사들이 재고 조정에 나설 경우 실적 하락을 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SK실트론의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1조7825억원, 영업이익은 4341억원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1조3379억원에서 33% 늘었고 영업이익은 1967억원에서 120% 급증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작년(2816억원)보다 54% 성장했다.

경북 구미에 위치한 SK실트론 공장. (사진=SK실트론)
SK실트론은 반도체 제조의 핵심 재료인 웨이퍼를 생산하는 회사다. LG그룹 계열사였던 2014년만 해도 연간 영업손실 348억원을 보며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7년 SK그룹이 인수한 뒤 실적이 차츰 나아졌고 올해에는 최근 몇 년간의 반도체 호황기 영향과 환율 상승 효과가 겹쳐 실적이 대폭 뛰었다.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TSMC 등 주요 반도체 제조기업과 장기공급계약을 맺는 점도 실적 개선의 원인 중 하나다. SK실트론은 이들 고객사와 3년~5년의 기간 동안 고정 가격 및 물량을 공급하는 장기공급계약 구조를 취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단기적으로 나빠져도 고객사들인 반도체 제조기업에 비교적 안정적으로 웨이퍼를 팔 수 있어 여파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SK실트론이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장기공급계약을 들여다보면 경기를 반영해 가격과 물량을 일정 비율 조정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런 탓에 반도체 제조기업들이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웨이퍼 주문을 줄일 경우 SK실트론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미 반도체기업들은 재고를 감소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투자를 올해보다 50% 이상 감축할 것을 고려하고 있고 미국 마이크론 역시 내년 생산 공정에 투입하는 웨이퍼 수량을 올해 회계연도 4분기(6월3일~9월29일)보다 20% 줄일 예정이다.

지난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4회 반도체대전(SEDEX 2022)에서 한 참관객이 반도체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이런 탓에 성장세를 보이던 웨이퍼 출하량도 내년 들어서는 주춤할 예정이다. 국제반도체산업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출하면적은 146억9400만in²(제곱인치)로, 지난해보다 4.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내년 출하량은 146억in²로, 올해보다 0.6%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2019년 이후 4년 만의 역성장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웨이퍼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구매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반도체 업황이 나쁘다고 웨이퍼 주문량을 급격히 줄이지는 않는다”면서도 “재고 추이를 보면서 웨이퍼 주문을 축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웨이퍼업계 관계자는 “이미 웨이퍼 주문량이 전보다는 감소했다”며 “환율도 점점 하락하고 있어 웨이퍼기업들의 실적도 추가적인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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