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 칼럼]잭 웰치도 벤치마킹한 '경영 한류' 살려야

  • 등록 2017-03-13 오전 6:00:00

    수정 2017-05-09 오전 6:55:41

조영탁 휴넷 대표


[조영탁 교육기업 휴넷 대표] “나는 내 시간의 75%를 사람을 뽑고 배치하고 육성하고 평가하고 보상하고 내보내는데 쓴다.” 세계 경영계를 주름잡던 잭 웰치 GE 전 회장이 기업 경영에 있어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그 다음에 이어지는 대목이 흥미롭다. “나는 이것을 한국의 이병철 삼성회장에게서 배웠다.”

강석진 한국 GE 전 회장의 설명을 듣고서야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1981년 GE 회장에 취임한 잭 웰치는 약속 한 대로 재임 중 매년 1회씩 한국을 방문했고 그때마다 이병철 회장과 두 시간 동안 경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이병철 회장이 잭 웰치 회장에게 ‘사람중시’ 경영을 한 수 가르쳐 주었던 것이다.

실리콘 밸리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다. 위기에 빠진 한국기업들은 실리콘밸리 기업 배우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삼성 SK 한화등 대기업이 앞장서고 있다. 자율과 수평문화 도입이 대표적이고 호칭과 직급 파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모 대기업의 70대 부회장이 ‘회사에서 외부 컨설팅을 통해 직급과 호칭파괴제도를 도입하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나도 영어이름으로 불리게 된다’고 말하며 곤혹스러워하는 것을 직접 본 적이 있다. ‘직급을 파괴하고 영어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간 한국기업의 병폐로 지적되어온 위계와 통제중심 경영에서 벗어나 자율과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조직으로 바꾸는 것이 목적이고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찾아 검토해 보는 게 좋겠다’고 조언을 드렸다.

과연 한국인의 특성을 고려치 않고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만들어온 모든 제도와 관행을 다 버리면서까지 무조건적으로 선진 외국 기업들의 제도와 문화를 베껴오는 것만이 해답일까?

분명 실리콘밸리 기업들엔 강점이 많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사명감에 기초한 무모하리만치 과감한 도전, 자율과 수평문화, 린 스타트(lean start), agile(민첩성) 같은 속도 경영, 다양성 존중과 창의성 중시, ‘작고 빠르게 실패하라’는 캐치 프레이즈로 대변되는 실패 장려 문화등이 실리콘 밸리 기업들의 대표적 강점이다. 그러나 이들 기업들에게도 단점이 있다. 개인주의, 지나친 성과주의에서 오는 압박, 인간미(情)부족 등이 그것이다.

반면 우리 기업들의 경우 위계적 조직 문화, 명령과 통제중심 경영시스템, 실패에 대한 두려움, 관료제등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많다. 당연히 우리가 가진 특장점도 많다. 홍익인간으로 대표되는 인본주의 문화, 전 세계를 여러 번 놀래킨 바 있는 열정과 신바람, 정(情)과 공동체 문화가 우리의 강점이다.

지금까지 우리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된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은 더 이상 유용하지 않다. 이제는 기업, 경제, 과학, 기술 등 전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 (first mover) 혹은 트랜드 세터가 되어야만 한다. 기업경영도 마찬가지다. 경영의 퍼스트 무버가 되면 개별 기업의 경쟁력은 물론이고 한국 경제, 더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데 있어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우리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음악, 영화, 음식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류를 만들어낸 저력이 있는 민족이다.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 경영 한류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

경영한류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조건적으로 남을 따라하는 대신 주체의식을 갖고 선진 기업의 장점과 한국 기업의 강점을 결합시켜 주도적으로 새로운 경영모델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한국인이 가진 정(情)과 공동체 의식, 신바람과 끼를 자율 수평문화에 접목시켜야 한다.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우리 고유의 홍익인간 정신을 바탕으로 자리이타(自利利他. 남을 먼저 이롭게 함으로써 내가 이롭게 된다), 선의후리(先義後利; 먼저 의를 따르고 나중에 이익을 생각한다)의 동양사상을 경영의 핵심이념으로 삼아야 한다.

주주보다는 고객, 고객보다는 직원 행복을 우선하는 이해관계자 행복경영을 추구해야 한다. 오래된 유산(legacy)에 매인 대기업 보다는 스타트업, 벤처기업이 오히려 경영한류의 주역이 될 수 있는 만큼 젊은 기업가들의 분발을 기대해본다.

<조영탁 교육기업 휴넷 대표>

조영탁 대표는?

1965년생(52세). 서울대 경영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1988년 금호그룹에 입사해 회장 부속실 등에서 근무했다. 1999년 교육 기업 휴넷을 창업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인생과 경영의 원리와 원칙을 정리해 매일 아침 이메일 서비스 ‘행복한 경영 이야기’를 보내고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