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상 이 작품]철들지 않은 쉰살의 엉뚱함 가득한 콘서트

-심사위원 리뷰
김건모 데뷔 25주년 기념 투어 콘서트
'핑계'부터 '잘못된 만남'까지 흥겨운 퍼레이드
무대로 옮겨온 '미우새'의 무모한 일상
  • 등록 2017-06-15 오전 6:01:23

    수정 2017-06-15 오전 6:01:23

김건모 25주년 애니버서리 투어(사진=아이스타미디어)
[박진 고양문화재단 대표] 최근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이름이 김건모다.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우리새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김건모는 나이 50에도 철들지 않는 다소 무모한 장난기가 넘치는 일상을 공개해 시청자들의 호감을 얻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데뷔 25주년 기념 콘서트 ‘김건모 25th 애니버서리 투어(Anniverary Tour)’는 김건모의 그런 엉뚱한 돌발행동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김건모는 방송에서의 행동이 꾸밈이 없는 리얼리티라는 걸 공연을 통해 확인시키는 듯했다. 지난해 서울 연말콘서트에서는 감기에 걸려 연말 시상식에 참가하지 못한 아쉬움을 풀겠다며 시상식을 그대로 재현, 공연장인 잠실실내체육관 청경을 당일 시상자로 급 소환했다. 지난 울산(5월6일), 수원(5월14일) 콘서트에서는 최근 ‘미운우리새끼’에서 마라도 자장면 투어로 인기를 끌었던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공연 중 자장면을 직접 배달시키는 깜짝 이벤트도 마련했다. 배달 오토바이가 무대까지 들어와 김건모에게 자장면 10그릇을 직접 배달해줬고 호응이 좋았던 관객들에게 자장면을 먹으며 공연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이색적인 풍경까지 이어졌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예측불허 애드리브와 돌발행동에 전 스태프들은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는 얘기도 전해졌다.

필자가 관람한 4월15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 공연에는 25년을 함께 한 여성중심의 다양하고 넓은 오랜 팬 층이 대거 출동했다. 전 석 모두 플라스틱 의자가 놓였다. 무대 위 김건모의 행동을 하나하나 직접 보고 즐기기에는 다소 무대가 낮아 보였다.

김건모 25주년 애니버서리 투어(사진=아이스타미디어)
오프닝곡 ‘핑계’부터 낮아 보였던 무대에 대한 걱정은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관객들 모두가 25년 전 시절로 이미 돌아간 듯 온몸을 흔들며 열광하기 시작했다. 국내 공연의 특색 중 하나가 일사분란한 야광봉 광경인데 이번 공연은 관객들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흔들고 즐거워하며 열광했다.

오프닝 순서가 끝나고 노골적인 선물 구애가 시작됐다. “빨리빨리 준비해온 선물들 눈치 보지 말고 무대 위로 올리라”며 망이 달린 긴 막대기를 쭈욱 뽑아 객석으로 내밀었다. 김건모의 장난기였다. 그 모습만으로 이번 공연이 끝까지 웃고 즐기기에 충분하다는 기대를 하게 했다.

김건모의 트레이드마크는 그만의 인상적이고 독특한 음색, 빛나는 피아노 연주와 함께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다. 자유자재로 상체를 움직이며 건반을 다루고 노래하는 모습은 스티비 원더를 연상케 한다. 오랜 동안 봐왔지만 식상하다는 생각보다는 김건모 공연에서 꼭 봐야하는 모습이다. 이를 통해 김건모의 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관객에게 잔잔한 웃음과 감동을 함께 전달하는 재치와 공연 중간중간 개구쟁이 짱구 같은 모습의 토크진행은 김건모 만의 능력이다. 마지막 앙코르곡은 ‘잘못된 만남’이었다. 관객들이 남은 에너지를 다 뿜어낸 뒤 미련없이 공연장을 떠나게 하려는 김건모의 의도가 엿보이는 선곡이었다.

김건모는 관객들이 에너지를 다 쏟아낸 뒤 숨차고 뜨거워진 몸을 식히기 위해 행복한 탈출이 필요한 공연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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