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식로드]냄새라면 홍어도 저리가라…`하우카르틀`<26>

아이슬란드 전통 저장 음식 하우카르틀
요소 가득한 그린란드상어 발효시켜 제조
요소가 발효하면서 암모니아 생성해 악취
  • 등록 2021-02-06 오전 10:00:00

    수정 2021-02-06 오전 10:00:00

음식은 문화입니다. 문화는 상대적입니다. 평가 대상이 아니죠. 이런 터에 괴상한 음식(괴식·怪食)은 단어 자체로서 모순일 겁니다. 모순이 비롯한 배경을 함께 짚어보시지요. 모순에 빠지지 않도록요. <편집자주>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상어는 몸에 요소를 가득 안고 산다. 해수어는 바닷물을 마셔서 수분을 몸에 쌓고 염분을 소변으로 배출하는데, 이 과정에서 염분이 몸에 스미면 큰일이다. 삼투압이 꼬여서 몸안에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가 말라죽을 수 있다. 요소는 염분이 몸에 스미는 것을 막는 방패같은 것이다. 혈액이든 살이든 요소가 듬뿍 들어 있다.

요소는 사람에게는 유해하다. 인간의 소변을 이루는 주요 물질이 요소인데, 배설 작용을 통해 몸밖으로 배출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요소가 몸에 있으면 아프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수분을 얻기 어려운 극한의 상황에서도 소변을 마시지 말라고 경고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요소를 품은 상어를 바로 먹는 것은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

건조중인 하우카르틀(사진=위키피디아)
아이슬란드 해역에 사는 그린란드상어나 잠꾸러기상어는 특히 체내와 혈액에 요소가 많다. 이걸 그냥 먹으면 사람 몸이 아플 수도 있다. 아울러 이들 상어는 산화트리메틸아민(trimethylamine oxide)이라는 독성 물질도 담고 있다. 그래서 현지인들은 요소와 독성을 날려버릴 방법을 고민했고 건조 방식으로 발효시키는 게 길이라는 걸 찾아냈다. 이렇게 만든 저장 음식이 하우카르들(Hakarl)이다.

만드는 방법은 구덩이에 상어를 두고 돌덩이로 누른 채 짧게는 6주에서 길게는 3달 동안 1차 발효를 시킨다. 이 과정에서 상어 체내에 있는 독성이 액체로 빠져나간다고 한다. 이후 꺼내어 최장 반년 동안 건조장에서 건조시킨다. 감자로 만든 현지 독주 ‘브레니빈’(Brennivin)에 안주로 많이 즐긴다. 독주와 즐겨야 이 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있다. 이 음식은 심한 냄새로 유명하다. 악취라면 안 빠지는 스웨덴 발효음식 `수르스트뢰밍`(괴식로드 10편 참고)에 견주는 이들도 있다.

영국인 요리사 고든 램지(오른쪽)가 하우카르틀을 먹고서 뱉어내는 모습.(사진=고든램지 유튜브 ‘The F Word’ 캡쳐)
냄새의 근원은 요소이다. 요소는 발효하면서 암모니아로 변한다. 그러면서 잡균을 죽여서 부패를 방지한다. 썩지 않아야 저장 음식으로 오래두고 먹을 수 있다. 암모니아는 강렬한 냄새를 뿜는다. 상어와 비슷한 홍어가 발효하면서 강한 냄새를 내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이런 어종을 연골어류(척추가 없는 특징)로 분류하는데 바닷속에서 삼투를 조절하고 유지하는 기능을 요소에 기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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