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경제 보기]마약청정국은 어느덧 옛말…‘독전’

거리낌 없이 활보하는 마약상…사실적 묘사 인기
YG엔터, 소속 연예인들 잇단 마약 투여 의혹 제기
주가는 올 들어 급락…사태 확산하며 양현석 사퇴
  • 등록 2019-06-15 오전 9:40:00

    수정 2019-06-15 오전 9:40:00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영화를 좋아하는 경제지 기자입니다. 영화 속 경제 이야기를 제멋대로 풀어봅니다. [편집자주] ※글 특성상 줄거리와 결말이 노출될 수 있습니다.

영화 ‘독전’ 포스터.(이미지=NEW 제공)
조선족 마약상의 두목이 서울 한복판 호텔에서 총을 쥐고 흔드는가 하면 신상품이라는 마약을 한껏 흡입합니다. ‘마약 청정국’으로 알려진 한국에서 거리낄 것 없는 진하림(故 김주혁)의 행태는 관객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요즘 현실에서 보면 마치 약물 투여가 일상인 것처럼 보이는 연예인들의 행동거지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이들의 소속사인 상장사는 주식시장에서도 외면을 받는 처지에 몰렸습니다. 여러분 ‘약’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살벌한 모습의 중국 마약상들…. 여기 한국 맞나요? 故 김주혁씨의 연기는 인상 깊었다.(영화 스틸컷, 이미지=NEW 제공)
총 차고 마약 흡입하고…거침없는 행태

영화 ‘독전’은 형사 원호(조진웅)이 마약 조직의 중추인 이선생을 좇는 장면을 그렸습니다. 조직원인 락(류준율)을 만나고 중국에서 활동하는 마약상 진하림을 통해 추적의 범위를 좁혀나갑니다. 이선생으로 추정되던 인물들은 하나씩 죽어나가고 남은 것은 락이었는데요. 알고 보니 그가 바로 조직의 하수인으로 위장하며 전체를 이끌던 이선생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인기를 끌면서 520만명의 관객을 동원합니다. 영화 자체 시나리오가 우수하다거나 새로운 볼거리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국내 마약산업을 전반적으로 다룬 소재가 영향을 주지 않았겠냐는 생각입니다. 정말 우리나라에서 저렇게 대규모로 마약을 유통하고 쉽게 구입할 수 있는지 충격으로 다가온 것입니다.

다른 영화 ‘베테랑’이나 ‘극한 직업’ 등 많은 영화에서 마약을 다루기는 했지만 ‘독전’처럼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묘사는 드물었죠. 마약을 흡입하거나 가슴을 노출하는 장면 등 영화의 폭력성이나 선정성 때문에 영과 등급이 ‘15세 이상 관람가’가 맞느냐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형사님, 형사님이 찾는 이선생이 바로 앞에 있습니다.” 형사 빼고 모두가 알고 있는 이선생의 정체.(영화 스틸컷, 이미지=NEW 제공)
그런데 최근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 굳이 영화가 아니어도 마약과 관련한 소식들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일명 ‘버닝썬 사태’로 촉발한 연예계의 마약 연루 사건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이목이 집중된 곳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이하 YG엔터)입니다. 승리에 이어 아이콘의 비아이까지 마약에 손을 댔다는 의혹이 번졌고, YG엔터 수장인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에게도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겉보기에 평화로워 보이는 이곳은 마약을 만드는 공장이 위치했다. 실제 우리 사회에도 이미 깊이 뿌리내린 것은 아닐까.(영화 스틸컷, 이미지=NEW 제공)
안 걸린 가수가 누구? 기업 도덕성 도마

빅뱅의 지디·탑이나 씨엘 등 YG엔터 소속가수들의 마약(대마초 포함) 관련 문제는 늘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일회성 이슈로 치부했고 YG엔터 주가 또한 상승세를 나타냈죠. 버닝썬 사태로 승리의 일탈 행위(이라기보다는 범죄 행위로 혐의를 받고 있는)가 직격타로 작용했지만 그래도 소속 가수들은 꾸준히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던 중 최근 비아이가 마약 구입과 투여를 알아보려던 정황이 포착되면서 팀을 탈퇴하기에 이르렀고 시장에서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라는 성토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비아이 관련 경찰과의 유착 관계의 공익 신고자로 알려진 YG엔터 연습생 출신 한서희는 양현석을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여기에 위너의 이승훈이 한서희와 접촉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오면서 YG엔터는 총체적 난국에 빠지게 됐습니다.

양현석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사진=연합뉴스 제공)
증시 여파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14일 기준 YG엔터의 주가는 2만9500원인데요. 작년말과 비교하면 38% 가량이나 빠진 수준입니다. 한때 시가총액 1조원을 바라보기도 했지만 현재는 5000억원대 초반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본 것은 물론입니다.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YG엔터의 수장인 양현석은 ‘YG의 모든 직책과 업무를 내려놓는다’며 경영 사퇴 입장을 밝혔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게 됐습니다.

기업 자체의 도덕성 논란이 사실이 될 경우 사태는 확산될 수도 있습니다. 애널리스트 출신의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증시에 수많은 기업들이 있는데 왜 굳이 이런 곳에 투자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 등도 회사의 사회적 책임이나 도덕성까지 감안한 투자 문화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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