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대는 페이스북 리브라 암호화폐, 페이팔 이탈에 사방 압박

금융 파트너 흔들려..美-EU-한은도 부정적
"오히려 미국에서 더 많이 쓰일 것" 견해도
  • 등록 2019-10-06 오전 11:11:01

    수정 2019-10-06 오전 11:11:01

리브라협회 페이스북 페이지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암호화폐(가상화폐)·블록체인 프로젝트 ‘리브라’(Libra)가 주요 파트너 이탈과 여러 방향에서 오는 압박에 고전하고 있다. 회의적인 시각 속에 디지털 세계 패권을 노리던 페이스북의 행보에 어떤 영향이 미칠 지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간편결제 서비스 사업자 페이팔은 리브라 프로젝트 추진 조직인 리브라협회(Libra Association)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발표했다.

리브라 프로젝트는 저개발국에 소재한 다수의 금융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기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춘 사업이다. 문턱이 높은 은행을 거치지 않고 개인간(P2P) 직접 거래가 가능한 금융망과 서비스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였다. 페이팔은 리브라 프로젝트에서 빠지는 대신 자체적으로 소외계층 대상 접근 사업을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앞서 페이스북은 지난 6월 리브라협회 출범과 함께 백서를 공개하며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발표 내용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페이팔 외에 비자, 마스터카드, 우버 등 28개사가 참여하고 연말까지 100개 참여사를 유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후 금융 파트너를 중심으로 이탈 조짐이 보이며 흔들리기 시작했고, 여기에 각국 정부는 물론 국제 협의체들도 부정적인 기조를 보이며 난항이 예상됐다. 결국 페이팔의 이탈로 다른 금융 파트너 역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외신을 통해 나오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와 연방의회는 계속 부정적인 입장이다. 상·하원 모두 청문회를 통해 비판적 입장을 보였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럽연합(EU) 역시 부정적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달 “지금까지 스테이블 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는 통화정책, 금융 시스템 안정성, 결제와 시장 인프라의 안전성과 효율성 등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고, 기존 화폐 대체재로 설계되지도 않았다”는 입장을 통해 우회적으로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지난 7월 열린 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도 역시 디지털세 문제 등과 맞물려 부정적 기류가 대세를 보였다.

한국은행 역시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이 공개한 한은의 ‘리브라 관련 국제사회의 대응과 한국은행의 입장’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페이스북이 2020년 상반기 중 리브라의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지만 실제 발행 여부와 사업의 성패를 예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실리콘밸리의 다른 IT 기업인 애플마저도 부정적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프랑스 경제일간지 ‘레제코’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의 디지털화폐 발행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아니다’(No)라고 답하며 “화폐는 국가의 손길이 뻗는 범위 안에 머물러야 한다. 사기업이 경쟁력 있는 화폐를 만드는 생각에 불편한 감정이 든다”고 답하며 역시 우회적으로 페이스북 리브라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다.

페이스북은 우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리브라협회는 스위스에 소재한 별도 조직으로, 페이스북이 직접 운영하는 단체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다만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던 사업이 탄력을 받지 못하는 점은 아쉬워하고 있다.

물론 긍정적인 견해도 아직 있다. 마티 그린스펀 이토로 수석 애널리스트는 한 유튜브 인터뷰에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암호화폐 거래소 관련 규정 가이드라인 제정에 따른 영향으로 “미국과 같은 국가는 비트코인(Bitcoin)이 필요하지 않지만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Libra)는 방대하고 충성도가 높은 사용자 기반으로 인해 미국 내에서 유통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WASHINGTON, DC - SEPTEMBER 19: Facebook founder and CEO Mark Zuckerberg eats some food that was waiting for him in his vehicle after leaving a meeting with Senator John Cornyn (R-TX) in his office on Capitol Hill on September 19, 2019 in Washington, DC. Zuckerberg is making the rounds with various lawmakers in Washington today. Samuel Corum/Getty Images/AFP== FOR NEWSPAPERS, INTERNET, TELCOS & TELEVISION USE ON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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